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0.01 16:57

아반떼, 신형 출시에도 올들어 판매최저…K3는 매달 1000여대씩 급감

기아자동차 올 뉴 K3와 현대자동차 아반떼AD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잇따른 신차 출시로 부활을 노렸던 국내 준중형차 시장이 소형 SUV의 기세에 눌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9월 들어 판매회복을 기대했던 더 뉴 아반떼와 K3가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면서 현대‧기아차의 고심이 커지게 됐다.

1일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9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 더 뉴 아반떼는 5488대, 기아차 올 뉴 K3는 2382대에 그쳐 전달 대비 각각 22.5%와 10.7%씩 급감했다.

문제는 이들 차종은 현대‧기아차의 핵심모델이자 갓 출시한 ‘신차’라는 점이다. 아반떼와 K3 모두 국내 준중형시장을 대표하는 차종이지만 지난달엔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지난달 6일 선보인 더 뉴 아반떼는 지난 2015년 출시된 아반떼AD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내‧외관은 물론 파워트레인까지 모두 바꾸며 신차급 변화를 단행했지만 성적표는 오히려 전달에 기록한 8136대보다 크게 부진했다.

아반떼의 내수 판매량이 올해 들어 55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큰 폭의 페이스리프트로 상품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전달(8136대) 최고치를 달성한 후 한 달 만에 주저앉았다. 이는 공식 출시 전부터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휘말렸던 ‘디자인 논란’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9월 6일 출시한 '더 뉴 아반떼'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기아차 올 뉴 K3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3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올 뉴 K3는 지난 4월 아반떼를 무려 1027대 차이로 제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매달 1000여대씩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4월 당시 6925대로 판매량 정점을 찍은 후 5월 5024대, 6월 4074대, 7월 3583대, 8월 2668대, 9월 2382대 등 달을 거듭할수록 큰 폭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특히 K3는 출시 초기 높은 연비 등 경제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최근 성적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최근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기류는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아반떼와 K3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데다 르노삼성차의 SM3와 한국지엠 쉐보레의 올 뉴 크루즈는 사실상 ‘궤멸’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올 뉴 크루즈는 약 1년 간 1만여대 밖에 팔리지 못하고 조기 단종 신세를 맞았다. 지난 2월 생산 중단 결정 이후 300~400대 선을 유지하다 지난달 들어 78대로 감소한 것으로 미뤄볼 때 재고처리도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의 SM3는 더욱 처참하다. 2009년 7월 출시된 이후 수차례 페이스리프트만 거듭해온 SM3는 올해 1~9월 간 3624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도 4144대가 전부다.

연간 10만대 규모를 가뿐히 넘어서던 국내 준중형차 시장은 이처럼 최근 심각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장을 확대해 온 소형SUV에 엔트리카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준중형 세단과 소비자층이 겹치는 소형SUV 시장은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를 앞세워 매년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매달 4000대 내외로 팔리는 코나와 티볼리는 올해에만 각각 3만4943대와 3만1166대를 팔아치웠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SUV 열풍을 타고 젊은층의 첫차가 준중형세단 대신 소형SUV로 옮겨가고 있다”며 “특히 아반떼와 K3는 소형SUV보다 장점인 높은 경제성과 넓은 실내공간을 어필하지 못하고 서로 판매간섭만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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