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09.21 14:43

중.일 은행 국내 수익, 한국 은행 해외수익 3배

중국과 일본계 은행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국내 은행이 해외에서 버는 돈의 3배가 넘는 금융이익 ‘역조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이 2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말 해외점포 총수익 비중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총수익 152조2257억원 중 해외점포 총수익은 4조3586억원에 그쳤다.

반면, 씨티그룹의 경우 해외점포 수익 비중은 54.9%에 달했으며, 미쓰비시그룹은 28.4%, HSBC도 21.7%로 국내 은행에 비해 해외 수익 비중이 크게 높았다.

해외 금융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는 아직까지도 해외 사업은 형식만 유지한 채 국내에서 예대마진이나 수수료 영업에만 급급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도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금융업의 부가가치는 2008년말 5.88%에서 지난해 말에는 5.09%로 뚝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중국ㆍ일본계 은행의 순이익은 4억3000만 달러로, 중국과 일본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순이익의 3배 수준에 달했다. 중국과 일본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의 순이익은 1억4000만달러(중국 1억1000만 달러, 일본 3000만 달러)에 그쳐 금융이익의 역조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은행 등과의 금융이익이 이처럼 벌어진 것은 국내 금융사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해외 사업을 대폭 축소한 채 이자 중심의 장사에 안주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국제 신용등급이 시중은행 보다 높은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국제 금융시장 개척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태국의 경우 최소자본금 200억바트(6600억원)를 요하는 등 해외 금융시장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금융당국의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내 은행은 장기적 전략 마련 및 고유 강점 발굴과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산업은행의 경우 국제 프로젝트금융(PF)시장 등의 공동투자 역할 확대로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넘어 국제 금융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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