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6.01.05 18:01

중국의 국제금융중심지인 상하이 푸동지구<사진=신화망 캡쳐>

중국 증권시장이 5일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은 중국경제의 회복이 조기 가시화되지 않는 한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중국은 6월 증시 대폭락 사태, 8월 환율 대폭절하로 국제시장을 혼란 속에 몰아넣은 전력이 있다. 전문가들은 새해벽두의 중국판 ‘블랙먼데이’사태가 이미 예견된 것이며 중국발 국제시장 혼란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더 자주, 더 강해지는 ‘차이나쇼크’

중국 증시는 지난해 두차례 폭락장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4년 7월초까지 2000선 전후를 횡보하다가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6월 5178포인트를 찍을때까지 수직상승했다.

당시 중국증시는 실물부문의 구조조정과 경기부진 영향 아래 있었다. 그런데도 그해 11월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후강통)를 허용하는 조치와 6차례의 금리인하 등에 의한, 정부 의도가 확연한 유동성 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6월 중순이후 7월초까지 불과 4주만에 3300선까지 40%나 폭락했다. 이어 8월 중순에는 불과 며칠만에 4000선에서 2850까지 추락하는 2차 폭락장을 연출했다.

지난해 두차례 증시 폭락은 정부의 노력에도 실물경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아 발생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8월의 경우 외환당국이 불과 이틀사이에 위안환율을 달러당 6. 2위안에서 6.4위안으로 3% 이상 급격히 평가절하한 것도 겹쳤다.

미국의 금리인상-강달러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자국 경기부진에 위안절하, 달러유출이란 도미노상황이 우려되자 증시자금이 급거 이탈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 도미노 악재 언제든 재연 가능

4일의 패닉장세도 작년 증시폭락때와 비슷한 패턴이다. 경기지표인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대치(48.9)보다 낮았고 3개월래 최저치이자 10개월 연속 경기위축 상황을 나타냈다. 표면적으로 큰 충격요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한해 중국 정부가 총력을 기울인 경기부양 노력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사실을 시장참가들이 확인하게 해줬다. 여기에 위안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까지 겹쳐 경기둔화 및 자본유출 공포감으로 증폭됐고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아울러 6개월 전 증시폭락때 기관투자자들이 증시방어용으로 사들여야 했던 상장주식의 매각금지 조치 해제가 8일로 다가온 것도 시장심리를 흔들었다.   

증권당국이 상장사 대주주의 보유지분 처분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5일 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정부의 요구에 따라 증시방어를 위해 주식을 사들인 기관투자가들은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고 이는 증시에 잠재된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레이그 스티븐 마켓워치 칼럼니스트는 "블랙먼데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지난여름 정부의 무리한 개입이다. 이후 시장이 반등했지만 우려는 여전했다"며 "하루의 폭락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부진과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자본유출 위험도 변함없다. 중국은 4조 달러대 외환을 보유하며 위안 절하를 조절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외환은 급속히 줄어들어 11월말 3조4380억달러로 뚝 떨어져 2013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폭락사태가 벌어진 4일 중국 역내 위안가치는 5년여만에 6.5위안대로 들어서 달러당 6.5172위안까지 추락했다. 인민은행 고시환율은 6.5032위안이었지만 시장에서는 더 떨어진 셈이다. 역외에서는 1% 이상 하락한 6.6329위안으로 5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국경제와 위안화를 보는 시장의 불안감이 가감없이 반영된 셈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중국의 제조업 부진이 심각해지고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 부진을 확인해주는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금융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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