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6.01.06 17:02

美 "수소폭탄 진위 여부 의심", 日·中 "대외 과시용 여부 면밀히 조사 필요"

북한은 6일 조선TV를 통해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 성명을 발표하고 이와 관련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수표(서명)장면을 공개했다.<사진=YTN캡쳐>

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해외 대북 전문가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성공 발표는 수소폭탄 실험이 아닐 수 있으며 대외 과시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먼저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북한이 완벽한 수소폭탄보다는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증폭핵분열탄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폭제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폭탄 이전 단계의 핵무기를 가리킨다.

조셉 시린시온 핵무기 확산방지 단체 회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진짜 수소폭탄을 터뜨린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그보다는 원자폭탄의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트리튬(삼중수소)을 첨가한 '증폭'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허먼 미국의소리(VOA) 서울지국장 역시 트위터에 "초기에 불과하지만 지진 규모를 고려할 때 일부 전문가들은 진짜 수소폭탄 실험이 아닐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고 지적했다.

야사 폴레트 캘리포니아 폴리텍 주립대학 지구물리학과 교수도 북한에서 이날 관측된 지진은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때 발생한 지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도 "이번 폭발의 위력은 전형적인 수소폭탄이라고 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설명했다.

일본과 중국에선 북한 수소폭탄 핵실험 목적이 국제 사회에 압력 및 안전 보장을 위한 도발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학 명예교수는 "북한이 돌연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분야에서 기술적 진전을 이루었음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코노기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북한과의 협상에 소극적인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들어설 차기 정권과의 협상을 계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이 앞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해 핵무기와 미사일을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날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북한이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안전보장을 받기 위해 도발을 감행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런웨이둥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연구원은 "북한은 핵무기를 자신들이 가장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안전보장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런 연구원은 "20년 동안 핵실험을 진행해 온 북한은 오늘이든 내일이든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으며 그 시기를 결정하는 아무런 기준이 없다"면서 "북한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핵실험을 해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핵 보유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 핵실험은 동북아 지역의 안보 정세에 위협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지역 안보위협 요인의 근원은 북한 핵실험이 아니라 북미 간의 적대적 관계"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디더취안 중국군비통제및 군축협회 연구원은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하지만 기술적으로도 고립된 북한이 높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런 실험에 성공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북한이 이번 실험을 강행한 목적은 국제사회 이목을 모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왕린창 중국 아·태학회 한반도 연구원도 "북한은 4년 주기로 핵실험을 진행한 관례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이번에 실험을 진행한 시기는 이미 예상된 시점이 지난 것이며 이번 소식은 전혀 의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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