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1.17 13:33

여권 후보가 다수 당선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친야권 지역

사진=안대희 전 대법관 페이스북 계정
(사진=안대희 전 대법관 페이스북 캡처)

17일 안대희 전 대법관이 4월 총선에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험지출마’ 요구를 둘러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안 전 대법관과의 신경전은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마포갑 지역이 ‘험지’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여권내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또 현역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불씨는 남아있다.

실제 마포갑은 험지로 볼 수 있는 지역구일까. 쉽게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기존의 당선 결과를 분석해보면 親야권 지역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다수다. 여권 후보가 당선이 된 사례가 다수 있긴 하지만 대부분 야권 분열에 힘입어 얻은 ‘어부지리’ 였기 때문이다. 

일단 현역 19대 마포갑 지역구 의원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지난 17대에도 현역 의원을 지낸 바 있다. 또한 노 의원의 부친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은 이른바 ‘마포의 터줏대감’으로 오랫동안 정치 인생을 마포에서 보냈다.

8~10대, 12~13대에 걸쳐 다섯차례 국회의원을 지냈고 8년간 마포구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노씨 부자가 마포갑 지역에서 보낸 정치인생은 통틀어 40여년에 가깝다.

새누리당 성향 정치인이 오랫동안 지역구 현역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은 지난 18대에서 마포갑에 당선됐다. 노웅래 의원이 17대 의원으로 당선되기 전에는 박명환 전의원이 14~16대 의원을 지냈다. 당시 박 전 의원의 당적은 신한국당으로 오늘날 새누리당의 전신이다. 

하지만 강승규 전 의원과 박명환 전 의원이 당선 됐을 당시 개표 결과를 보면 시각이 다소 달라진다. 

강승규 의원이 당선됐던 18대 총선에서는 노웅래 당시 후보가 3% 차이로 석패했다. 당시 민주노동당의 윤성일 후보가 무려 5%의 득표율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전체 여야 구도에서는 득표가 오히려 적었던 셈이다. 즉, 강 전 의원은 야권 분열 덕으로 당선됐다고 볼 수 있다.
    
14~16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한 박명환 전 의원의 개표 결과를 봐도 야권 분열상은 두드러진다. 

15대 총선을 보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에서 김용술 후보를, 기존 야권인사들로 구성됐던 통합민주당에서 김용 후보를 내 각각 35.3%, 7.9%의 득표율을 가져갔다. 박명환 전 의원의 40.1%보다 조금 많은 수치다. 16대 총선에서는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서 후보를 내 야권에서 표를 분산시켰다. 박 전 의원은 당시 새천년민주당 김윤태 후보보다 2.5% 많은 득표율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마포갑 지역구에 대한 성격 판단은 결국 야권분열의 가능성 여부로 귀결된다. 만약 기존의 선거에서처럼 20대 총선에서도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총선이 치러지면 안 전 대법관은 승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마포갑 지역구에 야권에서 모두 후보를 낸다고 단정 짓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국민의 당 등 야권 신당이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낼만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 총선을 앞두고 극적인 단일화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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