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6.01.18 13:57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차이잉원 당선인이 “당선되면 곧바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무역시스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어 TPP가 재조명되고 있다. 차이잉원은 “산업경쟁력 제고와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엔진이었던 중국이 오히려 대만 경제의 추락을 재촉하고 있다는 불만,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결국 대만 경제를 중국에 종속시키게 될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우려 등에 힘입어 당선된 차이잉원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줄이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카드로 TPP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대만이 TPP에 가입하면 TPP 회원국과의 교역 규모가 전체 교역의 35%를 차지해 현재 대만의 중국(홍콩 포함) 교역 비중인 30%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차이 당선인은 미국 지지를 얻어 TPP 가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개방’ 방침까지 밝혔다. 결국 대만은 미국·일본의 경제 우산아래 다시 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다 대만은 그동안 중국 눈치를 보며 미뤘던 동남아, 중남미 국가들과의 FTA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의 이같은 노선 변화가 동북아 정세에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은 TPP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무역 질서를 주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항하면서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TPP는 글로벌 무역 시장을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까지 노리는 미국과 일본 VS 중국의 패권 경쟁 구도인 셈이다. 따라서 대만의 TPP 참여는 미국·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거리 두기’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그만큼 중국으로서는 부담을 안게 된다.

새 대만 정부가 미국·일본과 지나치게 유착될 경우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겠지만 당장 차이 당선인으로서는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악화된 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일단 TPP 카드를 통해 ‘탈 중국·친 미·일’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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