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6.01.22 19:00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전경. <사진=KBS캡쳐>

중국 정부가 최근 일주일동안 1조6000억위안(296조원)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때 4조위안을 방출하며 경기방어에 나섰던 상황을 연상케 한다. 22일 중국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고 역내외 위안환율도 안정을 되찾았으며 홍콩증시도 급반등했다. 중국은 내달초 춘제(설) 자금수요와 시중 유동성 경색상황을 풀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대거 방출할 계획이어서 사실상 양적완화에 착수했다는 지적이다.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와 MLF를 통해 각각 4000억위안, 3525억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이뤄진 단일 공개시장조작 중 최대 규모다.

인민은행은 앞서 19일에도 1550억위안의 자금을 역RP를 통해 시장에 쏟아부었다.

중국경제망은 이와 관련 21일 방출자금은 28일만기물이 훨씬 많아 춘제를 앞둔 현금 수요를 직접 해소해줄 것으로 풀이했다. 19일에는 7일 만기물이 800억위안, 28일 만기물은 750억위안이었지만 21일에는 7일물이 1100억위안인데 28일물은 2900억위안이었다. 

인민은행은 또 통상적 공개시장조작중 단기유동성조작(SLO)를 통해서도 자금을 대거 공급했다. 19일과 21일에 7일물 1900억위안, 28일물 3650억위안을 각각 시중에 공급했다. 아울러 18일엔 3일물 550억위안, 20일엔 6일물 1500억위안 등 2050억위안을 풀었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지난주부터 중기유동성창구(MLF)도 동원해 모두 8625억위안을 풀었다. 15일에는 9개 은행의 MLF를 통해 6개월만기물 1000억위안, 19일엔 22개은행에서 3개월물 3280억위안, 1년물 820억위안 등 4100억위안이다. 특히 21일에는 역RP 방출과 함께 3, 6개월 및 1년물 각각 1175억위안 모두 3525억위안을 풀었다.

중국 재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밖에 800억위안의 국고를 19일 방출하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가 지난 15일 역외투기세력들의 개입으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며 시장이 극도로 혼란하자 시장이 안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15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긴급히 시장에 투입된 자금은 모두 2조2575억위안에 달한다.

여기서 단기시장안정용인 7일물 역RP, 1900억위안과 SLO 3, 6, 7일물 5850억위안을 합한 7750억위안을 제외하면 중장기자금 1조6725억위안이 시중에 풀린 셈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처럼 짧은 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것은 은행간 시장의 자금 가뭄을 해소하고 동시에 외환보유고 감소로 인한 시중 유동성 경색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민생증권의 통계에 따르면 춘제를 앞둔 중국의 추가 자금 수요는 최대 2조2000억위안에 육박한다.

시장은 이번 유동성공급을 사실상 경기부양을 위한 인민은행의 양적 완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안화 약세로 자금 유출 압력이 확대되자 지급준비율 인하를 대신해 유동성지원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반복된 지준율 인하가 단기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자금 이탈과 통화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 내렸을 때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최대 6785억위안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이 같은 양적완화 조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당국의 유동성 공급을 통한 인위적인 자금 조달 비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쉬가오광대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인한 경제 성장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경제 성장률은 6.5%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2020년 소강사회 진입을 위한 마지노선인 연간 6.5% 성장률 달성과 실업률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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