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08.11 16:57

경기안정에 SDR 편입 위한 사전 작업 양자 포석

중국이 자국통화의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의 6.1162위안보다 1.86%나 높은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절하폭으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위안화 가치는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민은행의 전례없는 큰폭의 위안 평가절하는 최근의 중국 경기둔화 지표와 관련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수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경기반등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수출마저 7월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8.3% 감소하는 등 내우외환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주가마저 기록적으로 폭락하고 강력한 증시부양대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으면서 경기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통화 및 재정정책에 이어 주가부양책까지 사용한데 이어 외환정책까지 동원하며 경기흐름을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다른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도 비슷한 자국통화 절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와 한국, 인도 등의 중앙은행들이 최근 몇달 사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책 금리를 인하했다.

도쿄 소재 모넥스 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선임 전략가는 "다른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사이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며 "위안화 절하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싱가포르 달러와 한국의 원화, 대만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이날 중국의 조치는 통화 평가절하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SDR 때문에 내려진 조치로 보인다"며 "중국은 시장 중심의 메커니즘을 가질 필요가 있고, 환율 변동성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민생은행 원빈 수석연구원은 "인민은행은 앞으로 위안화 환율의 결정 구간을 보다 폭넓게 가져가고 변동성도 키워 시장결정 메커니즘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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