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08.12 10:20

중국 경기둔화 우려 가중에 공급과잉 전망에 30달러대 추락 가능

국제유가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 중국의 경기둔화 추세 속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안정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사상최대 폭으로 평가절하함에 따라 공급 과잉 우려가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88달러(4.2%) 하락한 43.0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6년여 만에 최저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 선물 가격은 1.25달러(2.42%) 떨어진 배럴당 49.19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지난 5월29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50달러 선을 웃돌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산유량을 줄였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지난달 산유량은 하루 평균 3150만 배럴로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앙골라 등이 증산을 주도하며 6월대비 하루 10만배럴(0.3%)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세둔화와 글로벌 원유 수요 부진 상황속에서 OPEC의 원유 증산 추세가 이어지면 국제유가는 머지않아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이 이날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폭 절하한 것도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는 국제 원자재 가격에 당장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국제시장의 블랙홀인 중국에서 수입가격이 오르면 자국내 수요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는 11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위안 편입을 추진중인 중국으로서는 이번 대폭적인 위안 평가절하가 그동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환율조작 비판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같은 부담을 무릎쓰고 중국 당국이 환율시장에 드러내고 개입한 것은 그만큼 자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OPEC이 원유 증산으로 국제유가(WTI 기준)를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릴 태세라고 보도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과잉공급과 위태로운 수요가 최근 원유시장을 특징짓고 있다"며 WTI가 지난 3월 기록한 올해 장중 저점인 배럴당 42.03달러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 원자재 가격도 중국을 위시한 주요국의 수요부진으로 당분간 추락 행진을 거듭할 전망이다. 지난 1년 사이 구리는 28%, 주석 30%, 니켈 44% 등 주요 비금속은 모두 폭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는 이달들어 13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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