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6.01.25 16:07

다보스포럼, 중국경제위기 화두로

지난해 9월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중국 경제 사령탑 리커창 국무원 총리. 리 총리는 당시 6,7월의 중국증시 급락사태는 일시적인 것이며 중국 정부가 충분히 안정화시켰다고 말했지만 올들어 다시 한번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혼란을 겪었다. <사진제공=중국 정부망>

지난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의 화두는 단연코 ‘중국 경제’였다. 지난해에 이어 연초에 다시 터진 중국발 쇼크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데 이어 또 한번 G2, 중국경제의 어두운 면을 실감하게 했다는 평가다.

◆중국 경착륙, 공언한 소로스

다수 참석자들은 중국의 현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유하며 중국발 경기둔화에 전세계 경제가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지펀드의 대가 조지 소로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현재 경제위기의 근원이라며 "중국은 사실상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 나는 이를 예상하기보다 관찰하고 있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또 ”이는 글로벌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직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이르다“고 털어놨다.

중국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에서 한발 더나가서 언제,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대비하고 있다는 그의 비관적 한마디와 함께 주요 인사들은 부정적 중국 코멘트를 잇따라 내놓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중국 경제 어디로 가고있나’란 주제의 세션에서 “중국 경제가 체질변화, 원자재 가격 하락, 세계 각국의 불균형적 통화정책과 같은 하방 위험을 안고 있으며 파리기후변화협약과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 등 경제를 변화시킬 다른 요인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밤방브로조느고르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중국은 투자 의존적 경제구조를 내수위주로 전환해야 하며 이러지 못할 경우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쇠락보다 두려운 中國 불확실성 

주요 인사들이 세계 시장 불안의 주범으로 중국을 지목한 것은 경제쇠락 우려와 함께 국제 시장에서 볼 수 없는 독단적 불확실한 정책 대응방식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라가르드 총재는 “오늘 날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정부가 세계 다른 나라와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중국 정부의 정책대응 방식을 지적했다. 그는 또 위안 환율정책에 대해서도 “시장은 중국이 고시하는 위안화 환율에 대해 투명성과 확실성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게리 콘 사장은 “중국 정부는 수출 주도의 산업에서 내수 위주 성장으로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여전히 자본 시장은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콘 사장은 지난해 7월 중국 증시 폭락당시 ‘큰손 투자자’들의 주식매각 금지와 헤지펀드 등에 대한 당국의 조사, 증권사 및 투자기금을 통한 대규모 주식매수를 통한 증시방어 등 중국 정부의 돌출행동이 글로벌 시장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의 경기둔화 위험이 과소평가됐다면서 “모두 괜찮다고 말하라고 하는 정치적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부채 증가가 언젠가는 금융 시스템에 ‘축적된 쇼크’를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치기소년', 기우일까

이같은 중국 비관론에 대해 중국측은 적극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 부주적은 블룸버그에 “전세계의 총수요 부족과 중국의 비합리적인 생산 및 공급구조가 성장의 걸림돌이지만 중국경제는 엄청난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향후 5년간 6~7% 경제성장률을 이루는 것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위안화 급락과 관련해서도 그는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를 절하할 의도도, 그런 정책도 없다"며 "외환시장 혼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시작됐다"고 시장 혼란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렸다.

팡싱하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위안화 절하는 중국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국내 소비에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순한 구조조정의 전환기적 혼란을 겪고 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과 중국이 제 3차 경제위기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서방 시장전문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무부담과 과잉생산 능력, 신뢰하기 어려운 경제지표, 최근의 외환 및 금융정책 실패 등이 중국에 대한 불확실성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임시방편으로 혼란을 진정시키는 상황이 반복되면 시장에 내성이 생겨 종국에는 약발이 먹히지 않고 오히려 상처만 키운다는게 서방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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