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보기자의 車돋보기] 실적부진 묘약은 파격할인 보다 '신뢰회복'
[박경보기자의 車돋보기] 실적부진 묘약은 파격할인 보다 '신뢰회복'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8.10.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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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무신불립' 의미 되새겨야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심각한 내수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이 끝없는 불황의 터널을 내달리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과 제조사가 민관 합동대책을 내놓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오히려 실적은 매달 죽을 쑤는 모습이다. 차종별 수백만원에 달하는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에도 지갑이 열리지 않는 이유, 바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사자성어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국산차업계는 ‘암흑기’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최악의 실적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일테지만 역대급 할인공세를 퍼부어도 소비자들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현대차 12.1%, 기아차 25.4%, 쌍용차 18.8%, 한국지엠 17.3%, 르노삼성 8.8% 등 일제히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는 하나같이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부진의 핑계로 들고 있지만 그간의 호재를 생각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로 정부는 하반기 고용악화와 소비심리 위축, 수출부진 등을 해소하기 위해 승용차 개소세를 지난 7월 19일부터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현행 5%의 개소세는 연말까지 3.5%로 내려간 상태다. 여기에 각 제조사는 추석을 맞아 최대 11%에 이르는 할인 프로모션을 단행하며 판매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한국지엠의 준대형세단 임팔라는 지난달 무려 520만원이나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내수 최하위인 르노삼성차 역시 현금 구입 시 1년 유류비 200만원 지원 등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쏟아냈다.

또 각 제조사마다 갓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판매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올해 현대차는 싼타페 및 투싼‧아반떼 페이스리프트, 기아차는 올뉴 K3 및 카니발‧스포티지 페이스리프트,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한국지엠은 더 뉴 스파크‧이쿼녹스, 르노삼성은 클리오 등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

하지만 정작 신차들은 ‘신차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채 기대 이하의 성적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첨병으로 평가받던 이쿼녹스는 지난달 185대, 8월에는 97대 판매된 것이 전부다, 르노삼성의 클리오 역시 지난달 300대를 겨우 넘겼을 뿐이다. 쌍용차의 렉스턴스포츠도 2957대에 그치며 기세가 한풀 꺾였고 갓 페이스리프트된 현대차 아반떼는 오히려 올 들어 최저 판매량인 5488대를 기록했다.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판매가 늘지 않는다면 ‘가격’에만 문제가 있지 않다는 뜻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최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수입차들이 입지를 크게 넓히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값비싼 고급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몇몇 국산차 브랜드를 추월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는 각종 품질문제를 현명히 대처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흉기차’로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지엠은 천문학적인 정부지원을 받아놓고도 아직 ‘철수설’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고 르노삼성의 신차는 ‘수입산’ 클리오와 마스터 외엔 감감무소식이다.

이제 각 제조사들은 판매회복을 위한 할인경쟁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신뢰회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때다. 품질문제를 무조건 ‘고객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제작결함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려는 노력만으로도 집나간 집토끼가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외국계 업체들도 고정비 절감을 이유로 무작정 수입모델을 들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한국형 전략모델을 국내 생산했다면 지금보단 실적이 훨씬 좋았을 게 분명하다.

문희상 신임 국회의장은 취임일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다"며 ‘무신불립’을 강조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위기에 봉착한 국내 자동차업계가 분명히 새겨들어야할 한마디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권의 자동차강국이지만 정작 국산차의 안방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약 35만명 이상의 노동자와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제조사들의 전향적인 인식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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