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0.08 11:28

지난달 154대 그치며 시장입지 잃어…연식변경으로 가격만 '쑥쑥'
신차 '텔루라이드'는 "국내판매 계획없다"

2019년형 모하비. (사진제공=기아자동차)
2019년형 모하비.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지난 2008년 1월 출시 이후 단 한번도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치지 않은 기아차의 대형SUV 모하비가 연식변경으로 상품성이 개선된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변화 없이 가격만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8일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고급사양 확대 운영, 강화된 유로6 충족 등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한 2019년형 모하비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2019년형 모하비의 가격은 트림별로 노블레스 4138만원, VIP 4432만원, 프레지던트 4805만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하비는 주행성능, 승차감,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급 SUV”라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2019년형 모하비는 대형 SUV 시장에서 기아차의 입지를 더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비는 국내 대형SUV 시장에서 쌍용차 G4 렉스턴, 포드 익스플로러 등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모하비는 지난 2008년 출시 후 10년이 지났지만 풀체인지 대신 지난 2016년 한 차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만 단행된 대표적인 ‘사골’모델이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줄곧 1000대 내외의 월간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전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선 급격히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만 해도 불과 154대 팔리는 데 그쳐 1205대가 팔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7.2%나 급감했다.

모하비의 판매량이 뚝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출시된 지 워낙 오래된 모델인데다 G4 렉스턴 등 경쟁모델의 풀체인지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인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달 454대가 판매돼 모하비보다 300대나 더 팔렸다. 쌍용차의 G4 렉스턴 역시 출시 이후 매달 1500대 내외의 꾸준한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출시된 초기형 모하비.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지난 2008년 출시된 초기형 모하비.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문제는 국내 대형 SUV시장을 주도해야할 모하비가 지난 10년 간 가격만 꾸준히 올랐을 뿐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8년 출시 당시 모하비의 판매가는 3310만원에서 4400만원에 판매됐지만 현재는 최소 4148만원은 손에 쥐어야 구매할 수 있다. 가장 낮은 트림 기준으로 828만원이나 차이나는 셈이다. 

이 기간 동안 각종 첨단안전사양이 추가되긴 했지만 차량의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아무리 사양을 강화하더라도 모하비는 미국시장에서 실시된 SUV 긴급상황 회피능력 테스트에서 최하점을 받고 퇴출된 차종이기 때문이다. 실내 디자인도 ‘고급’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대에 뒤떨어지고 각종 편의사양 역시 뒤처진다는 평이 우세하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모하비의 풀체인지 대신 ‘신차급’의 2차 페이스리프트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개발된 신차 텔루라이드는 미국 전략차종으로 넘기고 국내시장은 현대차가 새로 내놓을 팔리세이드에 맡긴다는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G4 렉스턴과 함께 프레임바디 형식인 모하비는 국산차 유일의 3.0 디젤엔진을 품고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프레임바디는 특성상 수명주기가 긴 편이지만 이미 10년이 지난 만큼 국내 대형SUV시장의 성장세를 위한 풀체인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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