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0.08 16:03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최근 가수 겸 배우 구하라씨가 전 남자친구 A모씨에게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리벤지포르노란 'revenge'(복수)+ 'porno'(음란물)을 합성한 단어로, 연인관계 당시 찍었던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들을 헤어진 뒤 보복할 목적으로 온라인상에 유포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남성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이번 구하라씨의 경우에도 연인관계였던 A모씨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과거 찍었던 사적인 영상으로 협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벤지포르노는 한 동안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데이트 폭력’보다 더 한 '인격적 살인'에 준하는 범죄다. 사진과 영상 등은 온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전파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온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다. 해당 영상물을 한번 유포되면 삭제도 쉽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진다. 이로 인해 리벤지포르노에 노출된 여성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등 한사람의 인생이 한꺼번에 무너져 버린다.

만약 해당 영상을 내 가족이나 친구가 봤다고 가정해 보자.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치욕적일 수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리벤지 포르노’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와 사흘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그 피해가 너무 크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청원인은 “리벤지 포르노라는 범죄가 세상에 나온 지 몇십년이 지나는 동안 가해자들은 그 누구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뻔하고 지겹고 역겨운 2차 가해와 공격들로 자살하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를 찍고 소지하고 협박한 모든 사실관계의 가해자들을 조사해서 징역보내달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이런 리벤지포르노 범죄는 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청원인들의 견해처럼 처벌이 약해서 일 수 있다. 피해자의 피해는 인생이 파탄날 정도로 가혹한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다 보니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한때 연인이었던 사람을 한 인격체이기보다 자신의 소유물 정도로 생각하고 복수심에 불타 ‘한번 당해봐라’는 식으로 일을 저지른다고 진단한다. 특히 유교사상이 지배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노출영상은 그 피해가 너무 커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때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었다면 비록 헤어지더라도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을까. 성숙한 사회인이라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이와는 달리 자신의 분노조절을 못하고 한 인생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면 이는 사회부적응자이자 성격파탄자와 다를 바 없다. 

리벤지포르노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커져 가는데도 이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기만 하다. 현행법상 리벤지포르노와 관련된 영상물을 유포한 경우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이 조차도 기존의 벌금형에서 강화된 것이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인격살인을 당한 피해자를 생각하면 처벌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자신의 가족이 이같은 일을 당하면 어떨까. 답은 분명하다. 지금 피해를 당하고 있는 여성들은 남이 아니다.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보호해줘야 할 우리 국민이다.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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