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08.13 11:37

고령父 속수무책...신동주, 동빈 극복은 역부족일듯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최후결전이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러나 이미 대세는 이미 신동빈 회장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신 회장 친정체제를 구축한 롯데그룹은 13일 '신격호 총괄 회장이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져있는 상태라며 건강이상설'을 재차 확인했다. 이날 롯데그룹이 확인해 준 내용은 이미 지난 11일 신 회장의 대국민사과문 발표전 정부와 국회에 전달된 '롯데그룹 상황 설명자료'에 포함됐었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1인 의사결정 체제'로 성장해 왔던 것을 감안할 때, 공식적으로 그의 건강상태를 외부에 알린것은 큰 의미가 있다.

더 이상 신 총괄회장이 그룹의 대표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고, 그룹내에서도 그의 의사를 예전처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우회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더 이상 롯데그룹의 공공연한 대외비가 아니라면 이미 그룹의 주도권은 신동빈 회장쪽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일본 롯데 홀딩스 회장에 취임한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보여 준 행보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던 듯이 일사불란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휠체어에 탄 아버지를 모시고 일본으로 가, 신동빈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했을 때, 신 회장의 첫 반응은 "연로한 아버지를 이틀연속 비행기에 태우다니 가족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다"였다. 자신의 해임에 대한 법적문제제기가 아니었다. 업계에선 "여기서부터 신 회장측이 이미 효(孝)사상을 건드리는 여론전에서 앞서 간것이다"고 평가한다.

이후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귀국해 있는 사이, 호텔롯데에 영향을 미칠 수있는 일본의 'L투자회사(호텔롯데의 지배회사이자, 신씨일가 4인지분 99%인회사)'12곳에 대표이사에 취임한다. 귀국후에는 공항에서 형과 달리 우리나라 말로 고개숙여 사과문을 낭독했고, 이미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를 찾아가 인사했다. 이 같은 모습은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대중의 눈 높이에 맞춰 "아버지를 존경한다. 하지만 경영권은 별개의 문제"라는 발언을 틈틈이 언론에 흘리며, 현장 경영에도 박차를 가했다. 롯데 그룹의 숙원사업인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 방문, 신입사원 연수원 방문 등 일련의 현장 경영역시 경영권분쟁이 한창일 때 신 회장이 언론과 국민들에게 보여 준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신격호 총괄 회장의 건강악화설 심지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는 치명적인 알츠하이머병(치매)이라는 병명까지. 무명의 롯데 관계자의 전언으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롯데 그룹에 대한 정부의 비판적 시각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신 회장은 즉각적으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롯데의 원톱, 원리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준비된듯한 대응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과 일본 롯데의 사장급 임원진 그리고 한국 롯데그룹노조는 신 회장 지지를 선언 했고, 지난 12일에는 신격호 총괄 회장을 24년간 보필해 온 김성회비서실장마저 건강상의 이유로 신동빈 회장과 인연이 있는 이일민 전무로 교체됐다.  

반면 대척점에 서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모습은 동빈 회장과 크게 대비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경영일선에 물러나 주요주주의 지위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인정된다" 그러나 "적어도 비전제시, 신동빈 체제의 문제점 지적 정도는 했을 때, 분쟁 당사자로서 주목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고령의 아버지 곁에서 오는 17일 열리는 일본 롯데 홀딩스의 주총에서 반전을 꾀하는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일본 롯데 홀딩스의 지분 구조역시 신 총괄회장의 신동주 전 부회장 지지를 가정한다해도 형제간 우호지분은 33대32정도로 막상막하이다. 나머지 33%정도를 우리사주가 가지고 있으나 이 지분이 모두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11일 롯데그룹이 정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지목됐던 일본의 'L투자회사'역시 일본 롯데홀딩스가 100%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현재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서 진행 중인 신동빈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관련 법적 분쟁역시 오는 17일 열린 일본 롯데 홀딩스 주총에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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