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10.13 05:30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내년 상반기까지 조정국면 이어질 듯

(그래픽=뉴스웍스)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 달, 서울 집값 상승세는 확실히 꺾였다. 정부 정책 시그널이 먹혀든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관망세일까.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를까 더 떨어질까. 우선 과반수의 전문가들은 큰 변수가 없는 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10월 KDI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102명 중 47명(46%)은 1년 후 주택 가격이 상승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물가상승률(평균 연간 3% 상승)을 상회하는 수준인 5% 이상 집값이 오르리라 예측한 전문가는 7.8%에 그쳤다. 

반면 올해와 비슷(26.5%)하거나 떨어질(27.4%) 것 이라고 본 전문가는 53.9%였다. 부동산 전문가 과반수가 적어도 집값이 더 오르지는 않는다고 전망한 셈이다. 그러나 미완의 정부 주택 공급대책과 금리 인상을 변수로 꼽았다. 또 지방 주택시장 침체 및 실수요자가 대부분인 중위가격 아파트 선순환에 기름칠 할 대책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이다. 

양지영R&C연구소 양지영 소장은 "정부 계획대로 공급계획이 속도를 내주고, 공급지 선정이 나쁘지 않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유주택자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막힌 가운데 금리도 인상되면 갭투자자들의 보유 부담감이 커지게 됐다"며 "이미 집값이 올라 저항선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추격매수세를 진정시키고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게 했다"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정부 정책으로는 집값을 하향 조정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급격한 집값 상승 추세는 일부 완화돼 당분간 상승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지난 여름 급상승한 집값이 종전 가격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변수 중 하나인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한번 오른 집값은 매도자 심리 영향(하방 경직성)으로 다시 내려가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또한 정부가 과도하게 금리를 올린다면 주택 등 기존의 가계대출문제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금리인상 폭은 한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잠실동에 위치한 A부동산 대표는 "요즘 매수·매도 문의가 눈에 띄게 뜸해졌다"면서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기조가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부가 공급대책을 다 내놓지 않은 상태라 그 이후에 부동산 시장이 추이를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9·13정부 정책이 앞으로 집값 안정에 영향을 줄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말하면 아직 집값이 안정세에 들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앞으로도 조금씩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 정책이 발표 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요자가 많은 중위가격 아파트가 시장에서 잘 돌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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