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8.10.15 18:45

"SK해운, 올해 330억원 손실 예상…삼성중공업이 낼 수리비도 최소 180억원"

LNG선박 화물창 결빙원인 (이미지=장석춘 의원)
LNG선박 화물창 결빙원인 (이미지=장석춘 의원)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 결빙 현상 등으로 수개월째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장석춘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7억원의 예산을 투입, 프랑스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한국형 LNG선박 화물창 기술 KC-1'을 실은 국적 26호와 국적 27호가 각각 2개월, 5개월째 운항을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등 4개사는 2004년부터 국책과제로 10년간 공동연구를 거쳐 한국형 화물창을 개발했고 삼성중공업은 이를 적용한 LNG운반선 두 척을 35개월만에 건조했다.

설계와 엔지니어링은 가스공사 자회사인 KC LNG Tech가 맡았다. 화주인 가스공사는 KC-1이 기존 화물창 시스템보다 더욱 견고한 1,2차 방벽뿐만 아니라 단층의 폴리우레탄 폼을 적용, 단열시스템 구조를 단순화한데다 우수한 단열성능도 갖고 있다고 자랑해왔다.  국내외 조선사들은 프랑스 GTT가 개발한 화물창 기술을 로얄티를 주고 도입, LNG를 보관하는 화물창을 건조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LNG운반선 (사진=GFDL)
현재 상용화된 LNG운반선 (사진=GFDL)

장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 9일  SK해운에 인도된  세레니티호는 미국 사빈패스 셰일가스 수송노선에 투입돼 LNG를 싣고 한국으로 운항하던 중 화물창 외벽 119개 부위에서 결빙 현상(Cold Spot)이 발생했다. 화물창에 실린 영하 163도의 LNG 냉기가 외벽 온도와의 차이에 따른 단열재 내부에서의 대류 현상으로 화물창 하부 코너부 멤브레인 갭(GAP) 위치에서 비정상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한국의 KC-1은 화물창 코너부 단열재 사이에 2~3㎜ 의 갭을 허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프랑스의 갭 허용수치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9일 인도된 스피카호는 미국 사빈패스 LNG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26호선과 같은 화물창 설계로 제작된 점을 고려해 LNG를 싣지 않고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LNG 수송선은 극저온 위험화물을 싣고 다니는데다 두 선박에는 한 척당 최대 28명의 선원이 탑승한만큼 높은 수준의 안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SK해운은 두 선박에 대한 수리를 요구했지만, 가스공사는 결빙 현상이 생긴 부분만 응급조치하고 운항을 계속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SK해운은 결빙 현상 발생 원인을 추적하는 전수조사와 영구 수리를 요구하며 두 수송선의 운항을 중지하고 남해 앞바다에 정박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운행 중지로 SK해운은 올 한 해에만 33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현재  상황으로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내년에는 하루에 1억원씩 손실이 발생한다고 장 의원은 밝혔다. 

LNG 선박 두 척의 예상 수리기간은 200~400일 가량이다.  삼성중공업이 선부담해야 할 수리비용은 최소 180억원으로 예상된다. 

장 의원은 "KC-1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한 KLT(KC LNG Tech) 대표는 해외 조선··해운업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와의 인터뷰에서 'KC-1의 문제는 화물창 하부 구석의 아주 작은 틈이 원인이다. 현재 KC-1을 적용해 건조중인 소형 선박에서는 그 틈을 매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장 의원은 “이같은 발언은 KC-1의 설계에 명백한 오류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며 “가스공사는 설계 오류를 인정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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