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윤희 기자
  • 입력 2018.10.16 11:28
장기간 방치돼 있는 온천개발 시추공(사진=뉴스웍스)
장기간 방치돼 있는 석모도 온천개발 시추공(사진=뉴스웍스)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6조5000억여 원의 거대한 생산유발 효과가 예측된 인천 강화도 석모도 온천개발사업이 첫 삽도 떠보지 못한 채 '사업권 박탈' 기로에 놓였다.

세계 최고의 온천 수질을 자랑하며 대한민국 관광메카로 각광받던 석모도 온천개발사업이 10년째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까지 개발계획 수립이 지연될 경우 허가 취소 여부가 결정돼 올 하반기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화군청은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독촉공문을 온천원보호지구로 등록된 '용궁온천' 등 온천개발사업체들에게 약 8차례 송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석모도 매음리 일대 3300만㎡ 부지에는 용궁·해명·염암·삼산·리안월드 등 5개 해수온천 개발이 추진 중이다.  

강화군청에 따르면 군청은 이들 온천개발업체들로부터 지난 2015년 개정된 온천법에 근거해 각각 3년씩 개발계획서 제출을 유예시켜주는 것과 동시에 2018년 말까지 개발계획 수립이 지연될 경우 '어떠한 이의없이 권리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제출 받았다.

하지만 '용궁온천'의 경우 삼산면 매음리 일원에 여의도 면적크기의 온천원보호지구 면적(약 90만평)을 지정받고 매음리 495-1 3층 건물을 인수했지만 현재 폐허로 방치돼 철거명령을 받은 상태다.

이후 2004년 07월 매음리 산 177번지에 근린생활시설 허가를 득했지만 산림만 훼손한 채 방치돼 있다. 이어 2008년 10월 매음리 545-6일원에 근린생활시설로 건축허가 후 온천탕을 신축했지만 이마저 내부 다툼으로 중단돼 당시 사용된 구조물이 수년째 그대로 방치돼 주변 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했다.

철거명령이 내려진 용궁온천 건물 모습(사진=뉴스웍스)
철거명령이 내려진 용궁온천 건물 모습(사진=뉴스웍스)

온갖 소송이 난무한 상황에서 방문판매 회사인 (주)뉴라이프가 온천개발을 위해 AK온천개발을 설립, 온천개발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온천탕 토지는 이미 경매가 진행돼 다수의 소유자로 나눠졌고 이로 인해 온천공은 절차적으로 처분금지 가처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용궁온천'은 온천개발수립 시 온천탕을 포함해 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현재 허가 기한 만료로 허가가 취소된 상황이다.

원 소유자로 온천개발자인 K씨는 "만약 허가가 취소되면 행정소송을 통해 개발권을 되찾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산림훼손허가와 농지전용허가를 다시 취득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포함 최소 3만평방미터 이상의 온천개발계획을 수립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400억원대의 매각딜을 추진중인 '해명온천' 역시 강화군이 홍보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석모미네랄온천탕에 온천수를 공급하고 있어 그나마 석모도 온천개발에 기여하고 있지만 20여년 동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는 '염암온천'은 수량부족으로 해명온천의 동의가 없을 경우 온천개발계획수립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5곳 중 유일하게 '리안월드'만이 온천개발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천개발 허가 후 방치 된 산림훼손 모습(사진=뉴스웍스)
온천개발 허가 후 방치 된 산림훼손 모습(사진=뉴스웍스)

강화군과 인천시 관련부서는 지난해 말 석모도 온천개발계획 수립과 관련해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에 따른 실태조사와 더불어 올 3월 온천개발계획 미수립 시 올해 말을 기준으로 온천발견취소 등 사업 일몰제 행정처분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강화군청은 올 연말까지 이에 따른 행정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예고한 대로 개발허가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화군청 관계자는 "온천개발 허가 취소 시 해당부지는 온전히 토지 소유자 권한으로 돌아가며, 차후 온천개발이 군 주체 사업인 공영개발 방식으로 바뀔지에 대한 여부는 검토조차 한 바 없다"며 "시간에 쫒겨 제출된 개발이행계획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전협의와 충분한 검증 단계를 거쳐 실현가능성 여부 등을 엄중히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석모도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강화군의 숙원사업인 석모도온천 사업이 20여년째 일부 온천개발자들의 각종 비리와 사업 방해 등으로 결국 중단될 위기에 봉착했다"고 개탄했다.

한편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는 2001년 6월 온천수 발견과 다양한 관광자원이 산재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석모도 온천수는 섭씨 73도 자연용출 온천으로 미네랄 함량이 풍부하다.

이에 따라 2009년 강화군은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석모도 일대 총 면적 738만9000㎡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후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장기종합발전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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