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8.10.16 19:11
중성자 토모그라피를 활용하면 우리나라 문화재에서 일반적 형태인 복장유물도 손상 없이 비파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우리나라가 프랑스와 문화재 분석, 보존을 위한 방사선 기술 연구 분야에서 협력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프랑스 원자력청(CEA) 산하 방사선 이용 문화재 보존 기술 전문 연구기관인 ARC-Nucleart와 지난 15일 '문화재 보존 및 복원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협력협정(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을 통해 해당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이 분야의 기술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존층 파괴물질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올해부터는 현재 문화재 소독처리에 쓰이고 있는 화학훈증제 사용이 금지되어 대체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프랑스는 목조 문화재 내부에 생긴 공동에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레진(UPR)을 투입하고, 방사선을 투과하는 즉시 경화시키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화학물질 처리에 비해 효율성은 높고 독성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금속이온에 방사선을 쏘여 항진균 기능을 가진 나노복합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의 기술을 접목할 경우, 2차 균류 침입과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상호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2016년도 말 기준 국내에서 발굴된 총 유물 수는 약 180여 만점으로, 보존처리가 필요한 문화재는 그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975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발굴했지만 첨단 분석기술이 없어 현재까지 복원하지 못한 금동말안장 뒷가리개 유물의 복원을 위해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부터 중성자, X-선, 감마선,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 측정분석 및 시험검사 기술 등 원자력 기술이 문화재 보존과학 분야 연구에 이용해왔다.

원자력연구원은 1995년 하나로 가동 이후 중성자방사화분석을 통한 미량원소 정량 분석법을 고대 토기의 산지 분류에 응용, 고고학 연구에 기여하고, 중성자 방사화 분석 기술, 중성자 영상 기술, 방사선 조사 기술 등의 관련 기술을 문화재 보존, 복원 및 감정에 적용해왔다.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은 “방사선 활용 문화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오랜 경험을 가진 프랑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문화재 적용을 위한 응용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문화재 보존·복원 관리 체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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