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0.19 06:0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미국당뇨병협회(ADA)와 유럽당뇨병연구학회(EASD)는 최근 ‘2018 성인(2형)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차 치료제를 선택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어 의료인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지름길임을 강조하면서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차 치료제는 메트포르민···2차 치료제 선택 시 “심혈관 등에 미치는 영향 고려할 것”

ADA와 EASD가 당뇨병 1차치료제로 메트포르민(Metformin)을 선택한 점은 변함이 없다. 다만 메트포르민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2차 치료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2차 치료제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병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신장질환 등을 앓을 확률이 최대 4배 가량 높기 때문에 약제 선택 시 부작용 관련 사항을 잘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다.

먼저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 등을 앓는 당뇨병 환자는 GLP-1유사체 혹은 SGLT2억제제가 권고된다. 심부전 혹은 신장 질환이 있는 환자는 SGLT2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 하다.

GLP-1 유사체는 인슐린 분비를 늘리는 체내 호르몬인 GLP-1(glucagon-like peptide 1)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물로 ‘노보노디스크’의 ‘빅토자’가 대표적이다. SGLT2억제제는 몸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로 ‘베링거 인겔하임’의 ‘자디앙’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두 가지 경우에 모두 사용이 권고되면서 뛰어난 안전성을 인정 받았다. 실제로 올해 6월 미국심장학회 공식학회지(JACC)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를 사용한 당뇨병환자는 다른 혈당강하제를 투여한 당뇨병 환자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44% 감소했으며, 심부전 위험의 경우 28% 낮았다.

이외에도 심장 혹은 신장에 문제가 없는 당뇨병 환자는 비용·치료목적 등을 다각도로 고민해서 차선으로 사용할 약제를 고르면 된다.

이를 테면 저혈당증 예방에는 SGLT2억제제, GLP-1유사체, DPP-4억제제 등이 동등하게 효과가 있고, 체중감량이 목적인 환자는 SGLT2억제제 혹은 GLP-1유사체를 최우선 옵션으로 선택할 만하다.

약값이 부담인 환자는 술포닐(sulfonylurea) 혹은 치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이 최선의 대안이다. 다만 술포닐 등을 처방할 경우 저혈당이나 체중증가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 교육에 신경 쓸 것을 가이드라인은 당부했다.

영국 쉐필드대학 시몬 헬러 교수(당뇨병학과)는 “최근 당뇨병 치료제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약제 선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은 이런 고민에 대한 좋은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환자 중심의 치료가 중요···”소통 자주하고 일년에 두 번은 치료계획 다시 수립할 것”

가이드라인은 2형 당뇨병 치료의 목적을 합병증 예방과 삶의 질 향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이다.

의료진은 충분한 면담을 통해 환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제안해야 한다. 특히 환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이를 치료계획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치료계획은 의사와 환자가 함께 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료 시작 후 발생하는 정신질환·약물내성을 잘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한 해 2번은 새로운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고 가이드라인 권고한다. 이렇게 하면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은 의사와 환자가 소통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치료비 부담은 줄어들고 치료경과는 향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증상관리에 가장 중요한 점은 복약순응도(처방에 따라 약을 잘 복용하는 정도)인데, 이는 양측의 소통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약순응도가 10% 증가하면 당화혈색소가 0.1%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고,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처방에 따라 약을 잘 복용하면 연간 의료관련 비용을 8.6~28.9%까지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전문가는 소통을 바탕으로 한 치료가 현장에서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영국 옥스포드 당뇨병 센터 데이비드 메튜스 교수는 “당뇨병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올바른 태도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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