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0.19 09:30

문 대통령 면담...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중인 한국정부 노력 강력지지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교황을 예방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한 초청의사를 전달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이틀째 일정으로 프란치스코(Francesco) 교황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궁에서 교황을 만나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하며 교황을 만나뵐 것을 제안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의사를 밝혔다”며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교황에게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는냐”고 말했고, 교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

교황은 또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교황을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방문했지만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주교시노드’(세계 주교대의원회의)기간 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하게 해 주셔서 배려에 감사 드린다”면서 “교황께서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등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 공동번영을 위해 늘 기도하며 한반도 정세의 주요 계기마다 축복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 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또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 및 위안부할머니, 꽃동네 주민등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고, 이에 교황은 “당시 한국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고 생생히 기억했다.

교황은 마지막 인사로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다”라고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 접견을 마친 후 곧 바로 국무원장 접견실로 이동해 어제 만찬을 주최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회담을 나누는 것으로 바티칸의 공식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과 수행단이 18일(현지시간) 교황청을 방문에 교황을 예방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교황 예방 종료 후 교황을 위해 준비한 최종태 작가의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의 모습과 성모마리아를 형상화한 작품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하자 교황은 "감사하다. 너무 아름답다"고 답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보호에 대한 저의 책들을 드린다"며 올리브 가지와 17세기 베드로 성당을 그린 그림, 그리고 본인의 저서를 선물했다. 교황은 또 쟁반 위에 있는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우리 측 수행원들에게 전달했다.

교황청 측에 따르면 교황과의 만남에서는 배석자가 없는 것이 원칙으로, 통역 등 의사소통을 위한 최소한이 배석자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황은 외부 인사와의 만남 때 나눈 대화에 대한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속한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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