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0.19 10:31

EUV 노광기술 입힌 7나노공정 생산착수……대만 TSMC와 본격경쟁

(사진=뉴스웍스DB)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삼성전자가 EUV(극자외선) 노광기술을 적용한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7나노 공정(7LPP)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삼성전자는 그간 반도체 매출과 이익의 75%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어 편중된 사업구조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칩셋을 생산하는 대만의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서 압도적 1위(55.9%)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4위(7.7%)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EUV 노광기술을 적용한 7나노 공정을 상용화하면서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삼성 테크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밥 스티어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시니어 디렉터는 이날 테크데이에서 "7LPP 공정은 삼성전자가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하는 첫 번째 파운드리 공정“이라며 ”이번 생산을 시작으로 7나노 공정의 본격 상용화는 물론 향후 3나노까지 이어지는 공정 미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는 제한된 크기 안에 보다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어 고성능, 저전력 특성이 발전돼 왔다. 반도체 미세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가 새겨진 마스크를 두고 특정 광원을 마스크에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이를 노광 공정 또는 포토 공정이라고 부른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미세화되면서 노광 공정을 수 차례 반복해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해왔으나 최근 반도체 공정이 10나노 이하로 접어들면서 불화아르곤(ArF)을 사용하는 기존의 노광 공정은 한계에 이르렀다.

EUV는 이 같은 불화아르곤을 대체할 수 있는 노광 장비의 광원이다. 기존 불화아르곤보다 파장의 길이가 1/14 미만에 불과해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을 구현하는데 적합하고 복잡한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일 수 있어 반도체의 고성능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7LPP 공정은 10LPE 대비 면적을 약 40% 줄일 수 있고 약 20% 향상된 성능 또는 약 50%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또한 EUV 노광 공정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총 마스크 수가 약 20% 줄어 고객들은 7LPP 공정 도입에 대한 설계 및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 적용 7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고객들이 설계에 투입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고성능·저전력·초소형의 첨단 반도체 제품을 적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배영창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는 EUV 적용 공정을 상용화 해 반도체 제조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었으며 고객에 공정 수 감소 및 수율 향상, 제품 출시 기간 단축 등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며 "7LPP는 모바일과 HPC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장, 5G, AI 등 폭넓은 응용처에도 최선의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중국, 한국, 일본에 이어 이달 18일 독일 뮌헨에서 유럽 지역의 고객과 파트너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7나노 공정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포함한 첨단 공정 로드맵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운드리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와 판매만 하는 ‘팹리스’ 업체로부터 위탁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파운드리 주문의 대부분이 시스템 반도체이다 보니 업계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같은 뜻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설계와 생산이 모두 가능한 ‘종합반도체’ 회사로 불리며 퀄컴과 인텔 등은 대표적인 펩리스 업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이 높지만 파운드리 사업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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