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0.21 06:05

"한미 역전금리차 확대에 외국인 대탈출 시작"..."큰 유출 없을것" 낙관론도

(일러스트=뉴스웍스)
(일러스트=뉴스웍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연 1.50%의 기준금리를 11개월째 동결하면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9월 올해들어 3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해 한미 금리역전 차는 상단에서 0.75%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이에 아직 본격적이진 않지만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투자가 9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해 우려가 현실화 되는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10월 들어서도 순유출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채권 1조3000억원, 증시 2조6000억원 등 약 4조원의 외국인자금이 순유출됐다.

업계는 외국인 자금유출이 금리 역전 폭이 확대에 따른 달러 강세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시장의 매력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137.10원으로 연중 최저치인 지난 4월 6일 1054.00원에 비해 약 8% 가량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연중 12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주식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19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2120선 아래로 떨어져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올해 개장일인 1월 2일 코스피지수는 종가기준 2479.65로 현재 보다 350포인트 높았다. 최고 2500선을 넘기도 했지만 외국인들의 '팔자'가 계속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 치는 형태다. 미 연준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2~4번 더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해 한미 금리 차 확대가 주식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대외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신흥국 전반에서 자본 이탈이 일어나면 우리의 대외자본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 한미 금리차가 1.00% 이상 벌어질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 외국인이 만기 채권을 연장하지 않은 점도 자금 유출 우려를 키운다. 한은은 9월 외국인 채권 투자 순유출과 관련해 대외금리 상승으로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돼 민간 중심으로 재투자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본격적인 외국인 자금유출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정도의 안정적인 대외여건을 유지한다면 내외금리차 확대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내외금리차 역전에도 외국인 채권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하지 않으면 금리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8일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외국인 채권투자의 대부분이 장기투자 성향의 공공자금임을 감안하면 외국인 채권자금이 큰 폭으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사진=한국은행)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