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10.21 15:54

2016년 기준 광의 134.9조·협의 55.6조…법인세 1.1~2.6배
"준조세 규모 크고 증가속도 빨라…통제 시스템 구축해야"

(자료=한국경제원)
(자료=한국경제원)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한국경제원(이하 한경연)이 한국 준조세 규모가 소득세나 법인세보다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한경연은 부과·집행 투명성이 조세보다 낮은 준조세를 통제 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21일 '준조세 추이와 정책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2016년 준조세는 협의 준조세 55조6000억원, 광의 준조세 134조9000억원으로 법인세의 1.1~2.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광의 준조세는 2005년 59조7000억원에서 2016년 134조9000억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7.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협의 준조세는 22조원에서 55조6000억원으로 증가, 연평균 8.8% 상승했다.

준조세란 세금은 아니지만 꼭 납부해야하는 세금(환경개선 부담금, 사회보험료, 법정부담금)을 말한다. 

한경연은 광의 준조세를 조세 외 국민이 강제적으로 지는 모든 금전적 부담으로, 협의 준조세는 강제로 돈을 내도 이에 따른 반대급부가 없는 항목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준조세 규모는 소득세와 법인세보다 크고 증가율도 한국 GDP증가율, OECD 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으로 소득세는 68조5000억원, 법인세는 52조1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광의 준조세는 소득세보다 2.0배, 법인세보다 2.6배 높은 수준이다. 협의 준조세는 소득세의 0.8배, 법인세의 1.1배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2016년 당기순이익은 220조1000억원으로 광의 준조세는 해당 금액의 61.3%, 협의 준조세는 25.3%에 달했다. 전체 설비투자 금액은 135조원으로 광의 준조세는 설비투자 규모의 99.9%, 협의 준조세는 41.2% 수준이었다.

경제 성장에 비해 준조세 증가세도 빨랐다. 준조세 구성요소 중 광의 준조세 사회보험은 2005년 41조8000억원에서 2016년 103조2000억원으로 연평균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협의 사회보험은 19조원에서 49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9.1%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지출 비율은 6.9%로 스위스(6.8%), 영국(6.3%), 미국(6.2%), 캐나다(4.8%) 등 선진국보다 높았다. 2017년 기준 총임금 대비 노사 세금·사회보험지출 비율 또한 18.8%로 미국(16.0%), 스위스(12.5%), 호주(6.0%), 덴마크(0.8%)보다 높았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 상무는 "준조세는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가 빠르고 종류도 많은 데다, 부과 과정과 사용처 등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며 "준조세 총액을 조세총액의 일정비율 수준으로 통제하는 내용의 '준조세관리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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