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8.10.21 17:14

채길병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연구팀

극저온 플라즈마 발생장치. 진공챔버 내부에 플라즈마를 만들고 액체질소를 이용해 전극을 냉각시킨 뒤 수증기를 공급해주면 플라즈마 내부에 비구형, 프랙탈 모양의 얼음 알갱이들이 생성된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채길병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데이터센터 박사가 플라즈마 상태에서 더스트 입자를 생성시킨 후, 이들의 소용돌이 운동과 정렬 현상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 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정 플라즈마’라 불리는 공정 과정을 반드시 거치여만 한다.

반도체 공정 과정 중 플라즈마 내 미세먼지 입자가 유입될 경우 공정 중인 웨이퍼에 착상될 위험이 있으며, 만에 하나 착상될 경우에는 제품폐기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미세먼지 입자의 운동 원리를 연구하는 것은 이 같은 위험을 제거하는 출발점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비구형 더스트 입자들이 플라즈마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기장과 이온의 흐름에 의해 소용돌이치는 현상과 이후 해당 입자들이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정렬 및 자전 운동하는 것을 발견해냈다.

극저온 플라즈마 발생장치를 통해 비구형ㆍ프랙탈 모양의 얼음 더스트 입자를 생성하고 관찰함으로써 플라즈마 상태의 우주 대기와 유사한 환경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플라즈마에 존재하는 더스트 입자는 대부분 비구형이나, 학계의 많은 이론들이 계산상의 편의를 위해 이를 구형으로 가정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실제 입자 운동 관찰 결과와 수리적 계산의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 학계 난제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비구형 더스트 입자의 소용돌이 현상은 이제껏 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으며 채길병 박사의 연구를 통해 운동 현상과 원리가 최초로 규명됐다.

이론적으로 구형 더스트 입자에선 관찰이 불가능한 자전 운동에 대해 실제 비구형 입자를 토대로 관찰에 성공해 플라즈마 내 미세먼지의 운동 원리를 실제에 가깝게 입증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채길병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구형 입자 형태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함을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플라즈마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어하는 등의 기술적 성과 창출을 위한 융합연구와 플라즈마 상태의 극한환경 연구 주제인 우주과학 분야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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