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1.27 15:53

쏟아져 나오는 기업별 1분기 실적 악화 전망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중동과 신흥국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4분기 0%대 성장률을 기록한 대한민국호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대기업의 실적악화가 올 1분기라고 달라질 게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우리 경제에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삼성전자의 굴욕, 등돌린 외국인 투자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기준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48.97%다. 이는 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스마트 폰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저가 브랜드들이 속출하고 있다. 
반도체역시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이 부담스럽다. 이제는 중국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반도체를 비롯해 IT(정보통신)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조건으로 중국은 ‘1‧3‧5(한국에서 연봉의 3배를 5년간 지급)’, ‘1‧9‧5(연봉 9배를 5년간 지급) ’를 제시한다는 얘기들이 최근들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물론 중국에서 이런 연봉 제안 후 토사구팽 시킨다는 소식도 있어, 국내 전문인력들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이 정부주도아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긴장해야 할 요소다.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분기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만해도 7조원을 웃돌았던 영업이익이 4분기에는 6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도체와 LCD패널 등 부품단가 하락과 함께 환율효과마저 사라지면서 영업이익규모가 감소했다. 이러한 대외변수와 실적악화가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서 떠나는 이유다.  

2016년 현대차의 고민 : '해외 재고 증가=할인판매=수익성악화'
현대차에 대한 전망도 밝진않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발간한 현대차 보고서에서 “올 1분기도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적다”며 “올 초부터 자동차에대한 개별소비세 폐지가 종료됐고 전통적 비수기가 겹쳐 내수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에선 더 골치가 아프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현대차 해외 현지공장들이 판매율 저조로인해 과잉생산에 들어갔다”며 “해외에서 재고물량 소진을 위한 할인 판매가 불가피해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2조7000억원(10.93%)줄어든 22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0.6%) 감소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포스코, 창사이래 첫 순손실 
포스코는 중국이 3억톤에 달하는 철강 재고량 덤핑 수출이 복병이다. 중장기 적으로는 해외 현지 공장 설립과 기술개발로 중국의 파상공세를 비껴 갈 수 있겠지만, 당장 올해 실적은 전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28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포스코는 1968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첫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1분기 역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가격 하락으로 흑자전환은 힘들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SK하이닉스, 올 상반기실적 저조 예상  

SK하이닉스도 예외는 아니다.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수조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 투자로 극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의 특성상 대량생산 기술 확보로 원가를 절감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시장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6조원을 투자하는 딜레마에 빠진 SK하이닉스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 놓은 금융투자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연초대비 반토막난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 전분기 대비 8% 하락한 4조5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무려 55%, 전분기 대비 28% 감소한 71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돌파구는...

이 처럼 한국 대표기업들의 실적악화가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북한과의 경제교류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실험으로 인해 당분간 북한 시장을 통한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

수출시장 다변화의 일환으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가 풀린 이란 시장은 현재 우리가 처한 입장에선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존재다. 특히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의 관심이 이란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해외 생산 재고가 늘어난 현대·기아차의 경우 실적개선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이란 시장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편승하는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밀고있는 ‘일대일로’ 정책을 우리 기업들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실현가능성 여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일대일로’ 정책에 편승할 수 있는 수익사업을 개발하는 게 위기의 2016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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