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0.22 11:58
(그래픽=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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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지금 우리 경제를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한다. 장기 침체국면으로 이미 접어들었고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인 위기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혁신성장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전략을 찾을 수 없다는 점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혁신성장이란 기업의 창의와 혁신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고, 규제혁파가 요체다. 하지만 정부의 관리감독과 규제가 많다보니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에 공장이나 자회사를 세우고 외국 기업을 사들이는데 막대한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직접투자 동향분석(2018년 2분기)'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액(송금기준)은 지난해 2분기(103억 달러)보다 25.8% 증가한 12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직접투자는 단순히 해외에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국제간에 이뤄지는 자본이동으로 해외 자회사 설립, 해외 기업 인수, 지분 참여, 부동산 취득 등으로 이뤄진다. 해외에 자회사나 공장 등을 세우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해외직접투자액도 증가하게 된다.

기업이 해외투자액을 늘리다보니 한국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정부가 아무리 떠들어도 사정이 나아질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해외직접투자는 명백한 투자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어떠한가가 주요 관건이다. 해당 국가의 투자 여건, 법과 제도적 규제 상황 등도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된다. 반면 해외직접투자를 받아들이는 국가는 이러한 직접투자를 이용해 고정자산을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려면 무엇보다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다. 규제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법인세 인상과 함께 기업하는 사람들을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가는 등 반기업적 정책으로 기업들의 사기가 땅 끝으로 추락했다.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는 사내유보금을 확보하고 해외직접투자를 늘리는데 관심을 쏟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를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대책이다. 규제혁파는 물론 조세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 만약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고용개선은 물론 소득주도 성장을 통한 국내 내수산업 발전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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