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0.25 09:42
(사진=트럼프SNS)
(사진=트럼프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11·6 중간선거를 열흘 가량 앞두고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민주당 성향인 CNN방송 등을 겨냥한 폭발물 소포 배달 시도가 잇따라 적발됐다. 연방수사국(FB)과 뉴욕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정치 폭력’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택에 배달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물을 각각 탐지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성명에서 "해당 소포들은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폭발성 장치로 즉시 확인돼 적절하게 처리됐다"며 "경호대상자들은 소포를 받지 못했고 받을 위험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자택이 수신처인 소포는 이날 오전에, 클린턴 전 대통령 자택으로 보내려 한 소포는 전날 저녁에 각각 발견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자택이 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뉴욕시 교외 자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 성향인 CNN방송 뉴욕지국이 입주한 타임워너 빌딩에도 폭발물이 든 소포가 배달돼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이날 시민들에게는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 빌딩 일대에 위치해 있는 경우 대피하라는 긴급 알람 메시지가 스마트폰을 통해 발송되기도 했다.

이 소포들은 지난 22일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뉴욕 자택으로 배달된 폭발물과 유사하다고 NYT는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관리들을 인용, 폭발물 스타일이 매우 유사하지만 정교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 민주당 상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로 꼽히는 민주당의 흑인 정치인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에게도 24일 폭발물이 배달됐다. .

지금까지 모두 6건의 폭발물 소포가 발견됐고,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당국은 일련의 사건들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엄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대상이 모두 민주당 인사이거나 민주당에 가까운 언론사를 겨냥한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열혈 추종자이거나 백인우월주의자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된다.

FBI 관계자는 "국제 테러가 아닌 국내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배달된 소포가 다소 조잡한 형태의 파이프 폭탄"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탄 소포 사건은 중간 선거를 얼마 안남긴 상황에서 발생한 테러여서 중간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퇴치 관련 행사에 참석, "클린턴·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 가족들, 공직자 등에 대한 공격 시도에 대해 잠깐 말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이 비겁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으며 폭력을 선택한 모든 사람들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민의 안전은 나에게 절대적인 최우선 순위"라며 "사건 수사에 온 힘을 쏟고 있으며 비열한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공인들에 대한 폭력적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이러한 테러 행위는 비열하며 이를 저지른 사람은 법의 최대한도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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