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길 기자
  • 입력 2018.10.29 11:57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뉴스웍스=김영길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6년 만에 코웨이를 다시 품게 됐다. 윤 회장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지난 2012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회생채권 등을 갚기 위해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한 바 있다.

29일 웅진씽크빅은 코웨이홀딩스로부터 1635만8712만주의 코웨이 주식을 1조684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코웨이 인수가 마무리되면 웅진그룹의 자산총계는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

렌탈사업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의 방문판매인력 1만3000명과 코웨이 2만명 등 모두 3만3000명의 방판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방판 시너지가 발휘되면 웅진그룹의 자금상황이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에 승부수를 띄운 결정적인 이유다.

코웨이 인수는 윤 회장의 코웨이에 대한 사랑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코웨이에 대한 구애를 펼쳐왔다. 국내 최초로 정수기를 렌탈해 현재 렌탈업계의 사업구조와 서비스모델을 정착시킨 윤 회장의 코웨이에 대한 사랑은 그가 어려운 시기를 겪는 과정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국내 렌털사업의 선구자였던 윤 회장이 이번 코웨이 인수에 대한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윤 회장은 ‘월급쟁이 신화’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브리태니커 입사 1년 만에 54개국 영업사원 가운데 판매왕에 올랐다.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 창업가로 변신한 그는 과외 강사들의 수업 내용을 녹음한 ‘헤임고교학습’을 만들어 사세를 키웠고 이후 다양한 학습지와 서적들이 잇달아 성공시키며 국내 출판시장 1위 기업으로 키웠다.

이를 발판으로 1987년엔 식품과 화장품 사업에 참여해 성공가도를 달린다. 특히 화장품 방문판매를 도입한 코리아나화장품을 설립해 3년 만에 업계 2위로 키웠다. 1989년엔 웅진코웨이의 전신인 한국코웨이를 설립해 생활가전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윤 회장은 외환위기로 인해 정수기 판매가 줄자 판매하던 방식을 ‘렌털서비스’와 ‘방문 관리 시스템’으로 바꿔 10년 만에 가입자 수 11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는 저력을 발휘한다. 이후 새한(현 도레이케미칼)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2011년에는 32개 계열사, 연 매출 6조원의 국내 3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 인수한 극동건설이 2012년 자금위기로 겪으며 웅진그룹 역시 지주사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고 검찰 조사를 받으며 날개가 꺾이게 된다.

윤 회장은 이후 계열사 일부를 매각해 1년 4개월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된다. 점차 경영 상황이 안정기에 들어오자 윤 회장은 애정이 깊은 렌털 비즈니스 재추진하면서 코웨이를 되찾아오는 승부수를 띄우게 됐다.

이번 코웨이 인수는 윤 회장이 못 다한 꿈을 이뤄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여망이 담겨 있다. 실패의 아픔을 맛봤던 윤 회장이 코웨이를 다시 품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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