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0.30 11:05

중학교 직업교육이 취업가능성 높여…"부모의 높은 기대가 걸림돌"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9일 오후 경기 부천시 경기경영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주 전 장관 SNS)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9일 오후 경기 부천시 경기경영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주 전 장관 SNS)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직업계 고등학교인 특성화고의 활성화를 위해 조기 진로 및 직업교육 강화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모의 높은 희망교육수준이 고졸 취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특성화고 입학 및 취업요인 분석과 청년실업 완화를 위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한경연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중2 진로 및 직업교육은 특성화고 취업 가능성 높이지만 부모의 희망교육수준 높으면 취업 가능성이 크게 감소했다. 따라서 취업난 해소를 위해 고졸 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한경연은 2010~2016년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중1 조사자료)의 특성화고 3학년 시기와 그 다음해 자료를 사용해 특성화고 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중학교 2학년 시기의 진로 및 직업교육이 특성화고 졸업 후 취업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성화 고등학교 시기의 직업체험 활동은 졸업 후 취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고서는 중학교 2학년 시기에 직업체험 활동에 참여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특성화고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약 20.3~21.6%포인트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부모의 인식 등 고졸취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특성화고 졸업 후 취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희망교육수준이 전문대 이상일 경우 특성화고 재학 중인 학생이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약 39.6~44.6%포인트 감소했다. 희망교육수준이 높은 부모는 고졸 취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학생의 고졸 취업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버지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가구 연간소득이 높을수록, 학생의 평균성적이 높을수록 특성화고에 진학할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3 학생의 진로 및 직업교육도 특성화고 입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래 진로에 대한 계획이 명확할수록 특성화고에 진학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 시기에 직업체험에 참여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특성화고에 진학할 확률이 약 4.2~5.6%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래 진로에 대한 계획이 명확한 학생의 경우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특성화고에 진학할 확률이 최대 약 6.7%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청년실업을 완화하기 위해 독일처럼 조기 진로교육 강화하고 고졸 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에는 고졸 취업의 성공사례 등을 널리 홍보해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밖에도 고졸 취업자에 대한 승진차별을 없애고 취업 전문인력 확보 및 배치, 산학협력 강화, 교육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는 독일처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조기 진로 및 직업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증명한 것”이라며 “조기 진로 및 직업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장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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