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8.10.30 17:04

"자기정치 그만두고 본분에 충실하라"

비무장지대에서 브리핑을 듣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비무장지대에서 브리핑을 듣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자유한국당은 30일 윤영석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최근 청와대 참모진의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상황"이라며 "참모진은 비서(秘書)로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인 시기에 자신이 마치 대통령인 국군통수권자라도 된 듯이 국방장관, 통일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관들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하고 돌아왔다"며 지난 17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임종석 실장을 정조준했다.

이어 "더욱 가관인 것은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비서실장이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대통령 행세를 하고 돌아와서는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을 본인이 직접 나레이션까지 넣어 올렸다는 사실"이라며 "이에 대해 국무총리까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마당에 국민들 심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이 도마 위에 올라갔다. 한국당은 "민정수석비서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하루가 멀다 하고 내 놓고 있다"며 "어제(29일)까지 일주일 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이 20건으로 하루 평균 3건이나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각종 법률문제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민정수석마저 자기정치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음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공격받았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라인의 핵심인 청와대 정책실장은 연말이면 경기가 나아진다더니 연말인 지금까지 각종 경제지표는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악화되고 있는데도 해명 한마디 없다"고 비꼬왔다.

마지막으로 김의겸 대변인이 화살을 맞았다. 한국당은 "청와대 대변인은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분야합의서' 비준절차에 대한 제1야당의 논리적인 입장에 어설프게 반박을 하다 스스로 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며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도 상충되는 끼워 맞추기식 급조한 논리를 제시했다가 자체 모순만 드러내고 분란만 일으킨 것"이라고 조롱했다.

한국당은 "비서의 '숨길 비(秘)'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윗사람을 보좌하는 일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들은 본분을 망각한 채 앞 다퉈 자기정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국방부·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청와대 왕(王)실장 정치를 본격화했다"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독단과 전횡에 임종석 비서실장도 기고만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 유럽순방 중에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방부 장·차관, 국정원장, 국가안보실차장을 비롯한 많은 군사지휘관을 대동하고 전방 부대 시찰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본인 내레이션까지 입혔다"라며 "어떤 경우든 임종석 실장 같은 분은 DMZ 상에서 맥아더 선글라스를 끼고 그런 정치적 행위를 하면 안 될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실을 본인은 잊지 마라. 자중하라"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29일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을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와 야단인가.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도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통령 부재 시 대통령 권한을 공식 대행하는 국무총리한테 일언반구 보고조차 없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폼잡고 전방시찰을 다녀온 사진을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청와대 정부, 청와대 정부 하더니 이제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나라를 비운 새 스스로 대통령 행세까지 하는 듯해서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찹니다. 비서실장 스스로 자신을 차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매우 부적절하고 우리 헌법상 권력구조의 정신을 무시한 처사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장관들 거느리고 폼잡으니 기분이 좋던가요? 과거 차지철 청와대 경호실장 흉내를 내고 있는 겁니까? 지금 나라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 다들 아무런 위기의식도 없이 방치하면서 국민들에게 이런 장면이나 보여주다니 참으로 한심합니다"라고 비난했다. 

임 실장은 지난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과 DMZ를 방문했다. 

당시 임 실장이 선글라스를 끼고 현장점검을 한 것과 방문 영상 내레이션을 맡은 것을 두고 야권에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