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0.31 16:36

건보공단,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 중간결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거주지역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있으면 사망률·재입원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병상 미만 병원이 많더라도 사망률·재입원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 의료질 향상을 위해서는 대형종합병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생활권(56개 진료권)을 도출하고, 각 지역 간 의료이용 양상을 비교 분석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_Atlas) 구축 연구 중간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의 주도하에 이뤄졌으며, 2011~2016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팀은 입원 의료자원의 공급(인구 1000명당 병상수), 공급 구조(300병상 이상 병상수, 포괄의료서비스 병상수), 입원의료이용(인구 천명당 입원, 자체충족률), 건강결과(중중도보정 사망비, 표준화 재입원비) 등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일반병원(급성기병원) 병상수는 2016년 기준 인구 1000명당 6.2개로 OECD 평균 3.3개의 1.9배였다. 다만 300병상 이상 대형종합병원 병상이 50% 이상인 OECD 국가와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300병상 미만 중소형 병원 병상이 전체의 6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56개 중진료권 가운데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이 가장 많은 지역은 9.9개, 가장 적은 지역은 3.6개로 진료권간 2.8배의 격차가 나타났으며,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곳은 모두 11곳이었다.

중진료권 가운데 인구 1000명당 입원이용량이 가장 많은 곳은 377건, 가장 적은 곳은 155건으로 2.4배의 격차가 발생했고, 56개 중진료권 중 자체충족률이 가장 낮은 곳은 32%(진천)였으며, 50% 이하인 곳도 14개였다.

중진료권별 의료결과를 살펴보면, 중증도 보정 사망비(퇴원후 30일이내 사망)가 가장 높은 곳은 이천·여주(1.7)로 가장 낮은 강릉·평창(0.8)보다 2배 이상의 격차가 나타났다.

사망비가 가장 낮은 강릉·평창(0.8)은 주변 지역 중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존재하지 않는 속초(1.5), 영월(1.3)보다 낮았다.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은 6.6개로 전국 평균(6.2개)보다 소폭 많았고, 급성기 병상의 63%가 300병상 종합병원에 의해서 공급됐다. 700병상급의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시 존재했다.

반면 사망비가 가장 높은 이천·여주의 경우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3.7개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급성기 병상 100%가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에 의해 공급됐다. 자체충족률도 45.4%(평균 64%)로 의료자원이 취약했다.

재입원비율이 가장 낮은 천안·아산의 사례를 살펴보면,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은 5.7개(전국평균 6.2개)였고, 급성기 병상의 40%가 300병상 종합병원에 의해 공급됐다. 특히 지역거점 의료기관 기능을 하는 종합병원이 존재했다. 인구 1000명당 입원 역시 204건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낮았으며, 자체충족률은 81.1%에 달했다.

이에 반해 재입원비율이 가장 높은 여수는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9.6개)이었다. 급성기 병상의 13%만이 300병상 종합병원에 의해 공급되고 있었으며, 지역거점 의료기관 기능을 수행하는 병원은 없었다. 인구 1000명당 입원 역시 334건으로 전국 평균(225건)보다 높았고, 자체충족률은 72.8%였다.

김 교수는 “과도한 병상의 공급은 입원 의료이용과 재입원의 증가로 나타났으나 병상 공급량이 많아도 공급구조가 좋은 경우, 의료이용과 의료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입원 및 재입원을 예방하고, 입원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병상의 공급구조를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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