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1.02 11:39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구글 직원 수천 명이 직장내 성추행과 이를 비호한 회사 측의 대응에 분노해 세계 곳곳에서 1일(현지시간) 동맹파업을 벌였다고 CNN 등 미국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파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를 비롯해 뉴욕, 런던, 싱가포르, 베를린, 취리히, 도쿄 등 전 세계 40여 개 지사에서 진행됐다. 파업 참가자들은 각 지사 시간대별로 오전 11시 10분 회사 로비나 정문 앞으로 걸어나와 ‘모든 직장 구성원을 위해 평등하게 작동하지 않는 작업장 문화’에 대해 성토했다.

마운틴뷰 본사에선 파업 참가자들이 기업의 모토인 ‘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 ’성폭행 문화를 끝내자‘, ’모두를 위한 평등‘, ’헤이 구글, WTF( 욕설)‘ 등이 쓰인 피켓을 들었다.

파업 참가자들은 “구글이 그동안 다양성, 포용, 평등을 추구하고 성추행을 근절하겠다고 한 약속은 너무 멀고 미약한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투명성, 책임, 그리고 구조의 변화를 원한다”고 외쳤다.

이번 파업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 전 부사장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고 거액의 퇴직 보상금까지 챙겨줬다는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폭로 보도 이후 촉발됐다. NYT는 구글이 부하 여직원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루빈에게 조용히 사임을 요구하고 4년간 900만달러(약 1000억원)의 보상금을 챙겨줬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또한 구글X의 리처드 드볼 이사는 취업 면접을 보러 온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수년간 임원 자리를 지키다 NYT 보도 이후 사임했다. 여기에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도 혼외 성관계 스캔들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이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년간 성추행을 저지른 48명을 해고했다고 해명했지만 직원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초기 조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구글 직원들의 이날 동맹 파업은 일시적인 시한부 휴업 형태로 진행됐지만, 향후 실리콘밸리에서 ’미투‘와 ’타임즈업(성폭력 공동대처 캠페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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