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시계제로] ④시진핑의 고민 '돌파구 찾아라'
[중국경제 시계제로] ④시진핑의 고민 '돌파구 찾아라'
  • 박명수 기자
  • 승인 2018.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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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進民退' 논란에 민간기업 달래기·수입확대로 성장촉진 해법까지 등장
(사진=시진핑 SNS)
(사진=시진핑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22일 중국 남부 주하이(珠海)를 시작으로 광둥(廣東)성 시찰을 시작했다. 23일엔 주하이~홍콩~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港珠澳)대교 개통식에 참석해 세계 최장 해상대교의 개통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직후인 2012년 12월 첫 시찰지로 광둥성을 택한지 6년만에 다시 이 지역을 찾았다. 광둥성은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중국 개혁개방의 첫 실험지다.

외신들은 이번 광둥성 시찰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빗대 '신(新) 남순강화'라고 부르고 있다. 개혁개방 지속을 천명했던 덩샤오핑이 지난 1992년 남방을 시찰하던 것과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92년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다"면서 "중국에 적대적인 외부세계, 고통받는 민영경제, 국가의 미래에 대한 혼란이 그렇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과거 덩샤오핑처럼 이번 남부지역 시찰을 반전의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흔들리는 중국’을 재도약시키려는 상징적인 시도인 것이다.

성장률 둔화에다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 등의 영향으로 상하이 증시는 연초 대비 25% 가까이 추락했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8% 이상 떨어졌다. 대내외적 악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위기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중국 정부의 다급한 움직임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중국 정부가 최근 두 달 동안 무려 10차례나 금융안정발전위원회를 열은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10월 20일 류허(劉鶴) 부총리는 금융위기 방지와 해소를 위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10차 주제 회의를 개최했다. 1차 회의가 지난 8월 24일 열렸다는 점에서 두 달 새 10차례나 회의가 열린 것이다.

특히 10차 회의가 열린 20일은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다음 날이다. 위원회는 10차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자본시장은 중국 경제와 금융시스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증시 지지 의지를 보였다.

흔들리는 민영기업 살리기도 중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중국 민영기업들의 경우 성장률은 계속 하락하는 데 임금은 연평균 10% 이상 오르고 자금난은 심화되는 다중고(多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국유기업들은 정책 지원 속에 몸집을 불리면서 민영기업이 국영기업들에 밀려나는 '국진민퇴'(國進民退8)’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국 민영기업의 대표주자인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52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진민퇴’ 논란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섰다. 그는 지난 20일 민영기업에 보낸 서한에서 "모든 민영 기업인들은 발전에 대한 신념을 지니고 기업을 더 잘 발전시켜야 한다"며 민영 기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민간경제 발전을 지지하는 정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며 민간기업 역할론을 강조했다.

말 뿐 아니라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중국 당국은 증권사, 은행, 보험사, 국유기업이 1000억위안(약 16조3500억원)의 자금을 어려움에 처한 상장사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금융기관의 민영기업 전용 재대출과 재할인 한도를 기존의 1500억위안에서 두 배 수준인 3000억위안(약 49조41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동시에 중소기업 부담을 덜기 위해 감세, 대출 확대 등의 지원 조치도 내놓았다.

일각에선 런민은행이 3년 만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4분기에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경기 하강에 선제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입 확대를 통해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중국식 해법(中國方案)'도 등장했다. 오는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되는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는 세계 최초로 ’수입’을 테마로 한 대형 행사다. 시 주석은 개막식과 개막연설 등 관련 행사에 참석한다. 시 주석은 개막연설에서 대외개방 확대 메시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한 화해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박람회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수입을 확대, 이를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창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수입 증가는 수출의 동반 상승을 불러온다. 이런 ’상생 효과’는 경제 성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향후 5년 간 중국의 수입 규모를 8조달러(약 9010조원)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함께 역사적으로 오랜 '앙숙'인 일본과 ’경제 밀월’ 관계를 구축하려는 시도 역시 위기 돌파의 한가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위기는 중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은 산업 고도화, 신산업 육성, 내수 확대, 국유기업의 혼합형 소유제 개혁 등의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고, 미중 무역전쟁을 조기에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대내외 경제 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도약의 돌파구를 열지는 미지수다. 워낙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은 경제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기로에 서있다. 중국 정부의 대응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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