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1.05 16:14

유진투자증권 "금리 인상 지연 명분 찾기 어려워"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기정사실화 됐던 우리의 기준금리 인상이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잇단 발언으로 다시 불확실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이달말(30일) 열리는 올해 한국은행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주목된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50%로 0.25%포인트 인상된 뒤 지속 동결 중이다. 반면 미국 정책금리는 3월과 6월, 9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오르면서 2.00~2.25%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증권업계는 10월 동결 시 11월 인상, 10월 인상 시 11월 동결 등 연내 1회 인상을 높게 점쳤다. 이에 10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되자 11월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지난 10월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10월말 2000대가 무너졌다. 최근 다시 반등했으나 여전히 2000선에 머무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에 국내 증시가 맥을 추지 못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거시경제지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경기의 하방압력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11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기정사실화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대세론에 균열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는 2일 시중은행장 협의회에서는 “최근 금융시장 움직임은 과거 불안 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며 “과거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릴 때 환율과 시장금리도 동반 하락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환율 변동성도 제한적인 수준이었다”고 설명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처럼 이 총재의 발언이 금리 동결과 인상을 모두 시사하면서 11월 금통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금리 동결 명분이 약하다는 주장도 있다. 5일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불확실성으로 주가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이 총재의 비둘기적 발언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 총재의 엇갈린 시그널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의 판단이 어려워졌지만 주가하락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더 이상 금리인상을 지연시킬 명분을 찾기 어렵다”며 “최근 반등한 주가의 안정세가 유지될 경우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6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 이어 7~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곧바로 열리는 것도 변수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지키고 하원은 민주당이 탈환해 의회가 양분될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하다”면서도 “트럼프 지지가 높아지고 샤이 트럼프 변수도 있는 만큼 공화당의 독식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떤 경우도 민주당의 독식 가능성은 낮아 중간 선거 결과가 미국 주식시장에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을 듯하다”며 “FOMC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연구원은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확실시되나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미국 채권이 의외의 일격을 맞을 수 있다”며 “미국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연준이 다소 매파적인 스탠스를 표명할 시 시장금리 상승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