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08 09:21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지난 7일 국회에서 난데없이 ‘야지’ 공방이 벌어졌다. 야지(やじ)는 야유·조롱이라는 뜻의 일본어다.

사건의 시작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중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시작했다. 조 의원은 "어제(6일) 종합질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 발언에 대해 '야지'를 놓는다든지 문제제기 하는 모습에 대해 위원장이 주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말씀에 대해 '야지'를 놓은 기억이 없다"고 맞섰다. 

뒤이어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료의원 질의를 평가하고 '야지' 놓는 의원들을 퇴출시켜 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이어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어제 오늘 민주당 의원들 모습이 과연 지금 말씀처럼 품격과 품위가 있었는가"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발언할 때 '야지'를 안 놨냐. 참 품격 있으시다"고 비난했다.

국회 내에서 의원들의 이 같은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에서는 '야지'가 온종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수준의 단어 선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은재 의원은 지난 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성엽 위원장에게 "계속 중간에서 ‘겐세이’ 놓으신 것 아니냐"고 말해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겐세이(けんせい)’는 견제를 뜻하는 일본어다.

이 말을 들은 유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겐세이라는 말은 제가 예전에 당구장을 다닐 때 말고는 처음 들어봤다”며 “위원장에게 겐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후 이 의원은 학교에서 쓰이는 교감, 교육감 등의 표현에서 ‘감(監)’이 일제의 잔재라며 ‘부교장’, ‘교육청장’ 등으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 의원은 ‘야지’발언을 했던 당일 ‘가관(可觀)’을 ‘과관’으로 잘못 적어 놓은 의사진행 발언이 담긴 메모가 뉴시스 사진기자에 포착되며 또 한번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듯 '품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국민의 정서에도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이어가고 품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이은재 의원의 발언으로 유명한 “사퇴하세요”를 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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