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1.08 13:12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사진=트럼프, 세션스 SNS)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사진=트럼프, 세션스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해임했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으로 불화를 겪던 세션스 장관을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해임, 개각의 시동을 걸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세션스 장관의 지난 공로에 감사하며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며 해임 소식을 전했다. 세션스 장관도 한 장짜리 편지를 대통령에게 보내 "당신의 요청에 따라 사임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앨러배마주 상원의원을 오랜 기간 역임했던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두 사람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세션스 장관은  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노골적인 불만을 들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는 법무부 장관이 없다"는 등 불만을 표출했고, 언론들은 올들어 세션스 장관을 경질 1순위로 꼽아왔다.

물러나는 세션스 장관의 자리는 매튜 휘태커 변호사가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휘태커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세션스 장관의 수석 보좌관으로 임명된 '친(親)트럼프' 성향 인물로, 차기 법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그는 특검 수사를 반대해왔다.

다만 뮬러 특검을 담당하고 있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일단 유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중간선거 관련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스캔들이 사기극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모두를 해임할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수사가) 중단되기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며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이기 때문"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후임 법무장관에 따라 특검 조사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장관이 특검 업무를 감독하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션스 장관이 이날 해임되면서 중간선거 이후 예고됐던 트럼프 행정부 개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만큼 행정부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미 언론들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라이크 징그 내무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등이 해임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션스 장관의 해임 소식에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중단돼선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휘태커는 권한대행을 맡는 동안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해 손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년 1월 하원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제리 나들러 민주당 위원은 "즉각적인 해명을 듣기를 원한다"며 이번 인사 조치가 ’헌법의 위기'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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