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08 12:01
(사진=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블로그 영상 캡쳐)
(사진=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블로그 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는 발언에 대해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놓고 북한으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아 내거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서 “사실 저도 리선권의 냉면발언을 처음 들었을 때, 과연 사실일가, 사실이라면 좌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는가’라는 발언은 부모가 자식들에게, 상급이 하급에게 늘쌍 하는 말”이라며 “이런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더욱이 리선권이 우리 대기업총수들과 국수를 함께 먹으러 왔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자신이 일했던 북한 외무성에서도 2000년대 초까지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문건에 “미국은 ‘미국놈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중국것들, 러시아것’들이라고 표현했다”면서 “그래야 당에 대한 충실성도 높고 자주적대도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도발 의도가 없는 우발적인 문제들까지 사사건건 공식 사죄나 인사조치를 요구한다면 잘못을 범한 사람을 대중 앞에서 비판시키고 처벌하는 북한 노동당식, 중국 공산당 홍위병식”이라며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사람들의 인식변화부터 시작되며 그러자면 북한의 잘못을 깨우쳐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이선권의 냉면막말이 논란이 된 것을 김정은도 다 알 것”이라면서 “리선권 본인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남북회담에서 주의할 것이다. 냉면막말 논란은 남북화해의 견지에서 이 정도 수준에서 정리하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만일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아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마땅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비행장 도착 시 행사장에 인공기만 높이 띄워 놓은 문제, 평양정상회담 기념사진 촬영 시 한반도 지도 위에 북한 노동당 마크가 있는 배경을 이용한 것부터 문제 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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