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1.09 09:36
(사진=YTN방송 캡처)
(사진=YTN방송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교외에 있는 컨트리 댄싱 바에서 7일(현지시간) 밤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해병대원 출신의 이언 데이비드 롱(28)으로 밝혀졌다.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 하루 뒤 일어난 무차별 총기 난사로 미국 사회는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밤 11시20분께 LA에서 서쪽으로 약 60㎞ 떨어진 사우전드오크스 시에 있는 ‘보더라인 바 & 그릴’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매주 수요일 열리는 '대학 나이트' 이벤트에 학생 등 200여 명이 참가해 라인 댄싱을 하던 중이었다. 인근 페퍼다인대학, 무어파크대학, 루터란대학 학생들 다수가 현장에 있었다.

LA타임스는 총격범이 연막탄을 던진 뒤 권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총격이 발생하자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람들은 화장실에 숨거나 도망치기 위해 의자로 창문을 깼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명과 범인을 포함해 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1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중에서는 심한 총상을 입은 사람도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건의 범인 이언 데이비드 롱은 해병대 복무 당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롱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제3해병연대 제2전투대대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롱은 군 제대 후 2016년 노스리지 캘리포니아스테이트대학에 다녔다.

롱은 총기를 난사한 보더라인 바 & 그릴에서 약 5마일(8㎞) 떨어진 주택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거주했다. AP통신은 경찰관의 말을 인용해 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롱은 뚜렷한 범죄전력은 없고 교통사고 등으로 몇 차례 입건된 기록만 남아있다.

롱이 범행에 사용한 글록 21 권총은 벤투라 카운티의 한 총기상에서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그러나 롱이 탄환을 더 많이 발사할 수 있는 '확장 탄창'을 사용한 것 같다면서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불법으로 분류되는 총기 부품이라고 말했다.

그의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그기 어떤 과정으로 죽게 되었는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해당 지역 보안관 제프 딘은 테러리즘과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사건 후 미 연방수사국(FBI) 합동테러대책반 요원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파견됐다.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단속국 요원들도 조사에 동참했다.

출동 대응 중 사망한 경찰관 론 헬루스는 경력 29년으로 내년 은퇴를 앞두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끔찍한 총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면서 "신의 은총이 모든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은 훌륭한 용기를 보여줬다”면서 “고속도로 순찰대가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처음 현장에 들어간 경찰관은 수차례 총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중간선거를 전후해 미국에서는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인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에는 텍사스주 산타페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했고,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도 학생이 총을 난사해 17명이 숨지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