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11.12 14:32

투자자 피해 불가피

지난달 31일 증선위 개회에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지난달 31일 증선위 개회에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고의적 분식회계 결정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앞서 7월 증선위는 5차례 회의를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누락 건에 대해서만 처벌을 결정하고 분식회계 건은 금융감독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고의 분식회계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재감리 결과를 최근 증선위에 보고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오는 14일 2차 회의에서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1차 회의는 지난달 31일 대심제로 열렸으나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현재 금감원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가치를 장부가액 2900억원에서 시장가액 4조8000억원으로 변경한데 대해 고의 분식회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설립 이후 지속 적자를 시현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변경을 통해 단숨에 1조9000억원의 흑자 회사로 탈바꿈했다.

특히 이 같은 조치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미래전략실 간 내무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이 공개되자 정의당과 참여연대 등은 “증선위가 명백한 증거를 두고도 결론을 미루고 있다”며 “조속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오는 14일 증선위에서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이 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매매정지 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 경우 투자자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폐지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이 20조원에 달하는 기업이다.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난 내부문건 등이 드러나면서 고의 분식회계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으나 상장폐지까지 가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앞서 세 차례 회의 끝에 결론이 나왔던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건도 2016년 7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년 3개월간 거래가 정지됐으나 상장폐지에는 이르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올해 4월 60만원에 육박했으나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진 5월 들어 급락하면서 3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다만 1차적으로 이슈가 해속되면서 다시 50만원대를 회복했으나 2차 재감리로 하락세를 시현 중이다.

특히 이날 고의 분식회계 결론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오후 14시 10분 현재 29만6000원으로 전날 대비 72000원(-19.57%) 하락해 30만원을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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