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1.13 12:09

사측 "개별로 만나 법인분리 타당성 설명할 것"
노조, 산은에 "양자대화라도 하자"…산은 "오후에 입장 밝힌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지난 8월 3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지부)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지난 8월 3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지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법인분리를 놓고 한국지엠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중재자로 나섰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산업은행이 제안한 ‘3자간 협의체’를 사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이해당사자인 노조와 각각 개별로 대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13일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산업은행이 제안한 3자간 협의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법인 분리 문제에 대해 산업은행과 노조와 함께 만나 논의하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법인분리를 반대하고 사측은 법인분리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중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주주인 산업은행과 직원인 노조와 대화할 내용은 서로 다르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노조에 앞서 주주인 산업은행에 법인분리의 타당성을 적극 설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노조에 별도로 대화를 제의해 설득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역시 3자협의체를 거부한 사측을 빼고 산업은행과 양자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노조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노조는 산업은행의 3자간협의체 제안에 대해 5가지 요구사항을 역제안하며 조건부로 받아들인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어느 한쪽이 대화에 불참하면 양자대화라도 하겠다는 뜻을 언론에 밝혔다”며 “이에 따라 산업은행에 사측을 제외한 양자대화를 공문형식으로 제안했으나 수용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 측은 이날 공문을 통해 오후 3시에 노조 사무실에서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공식적인 입장을 준비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산업은행 이날 오후에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과 향후 대응계획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협의체 대화를 한국지엠 노사에 다시 한 번 제안할 것으로 점쳐진다. 노조에는 요구사항을 축소, 사측에는 다시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9일 한국지엠 노사에 ‘미래발전 협의체’를 제안했다. 법인분할 관련 노사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 간 신뢰회복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당시 산업은행은 “회사는 분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해 설득해야 하고 노조는 전향적으로 협의하되 우려가 되는 사항을 제기해 상호 합의하는 것이 경영정상화에 도움될 것”이라며 “3자간 협의체에 대한 참여여부를 12일까지 회신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특별단체교섭 수용, 경영정상화 기본합의서 일체 공개, 산업은행의 지원금 4050억원 지원 중단(노사 합의 전까지), 구속력 있는 논의기구 구성, 신차의 개발주체와 배정과정 일체공개 등이 선행되는 조건으로 받아들였지만 사측은 노조가 함께하는 협의체 구성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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