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1.14 10:03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13일(현지 시각) 두 번째 본사를 뉴욕주 퀸스(롱아일랜드 시티)와 워싱턴 DC 근처 북버지니아주(크리스털 시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시애틀 본사에 이어 미국의 경제·정치를 대표하는 중심지에 제2 본사를 세우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번에 선정한 두 도시에 50억 달러(약 5조6700억원)를 투자하고 5만명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다.

이번 아마존의 제2본사 후보지 선정에는 지리적 여건과 인센티브 제공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변의 지리적 여건이 우세했고 대도시의 배후지역이라 유동 인구가 많은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롱아일랜드시티는 뉴욕 시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인데다 교통 인프라가 좋고, 이스트강과 라과디아 공항·존 F 케네디 공항 등과도 인접해 물류 유통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크리스털시티는 국방부 청사 인근에 위치해있고,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국제공항, 지하철역과 가깝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근처에 유명 대학이 있다는 점도 큰 점수를 받은 요인이 됐다.

이번 아마존 제2본사 유치전에는 238개 도시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도시들도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주요 도시들이 아마존 유치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고용창출 때문이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이 이번 유치과정에서 드러났다.

실제 아마존은 제2본사 유치 경쟁을 유도하면서 세제혜택 등 20억 달러(약 2조2680억원) 이상의 혜택을 챙겼다. 뉴욕에서는 평균 임금 15만 달러 이상의 2만5000명 고용을 달성하면 10년에 걸쳐 12억 달러의 세제혜택을, 버지니아에서는 12년에 걸쳐 5억5000만 달러의 현금을 각각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인센티브는 깎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이전 혹은 사업장 이전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마존뿐만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에서 탄생한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은 물론 세계 유명 기업들이 인재 확보와 부동산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본사 이외의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조건이 좋은 해외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각종 인센티브 등을 앞세워 기업을 유치하려 혈안이 되어 있는 데 심각한 고용절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기업인에 대한 질시와 각종 규제로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투자할 기업이 나오길 기대한다면 어불성설이다.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마저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말로만 투자확대, 고용창출을 외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이 투자하고 안심하고 경영할 수 있는 기업천국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만 당면한 경제위기와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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