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14 15:37
(사진=OBS 방송화면 캡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감독이 14일 KBO기자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OBS 방송화면 캡쳐)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선 감독은 14일 KBO 7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가대표 야구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또 “야구인으로 저를 아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를 도와주신 KBO와 KBSA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선 감독의 임기는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였으나 임기를 1년 반 정도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다. 세레모니조차 할 수 없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수도 없었다”면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선 감독은 이어 “그때 저는 결심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감독의 책임은 무한책임이다. 저는 그 책임을 회피해본 적이 없다. 다만, 선수선발과 경기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고 존중되어야 한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귀국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간 여러 일들이 있었다”며 그간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선 감독은 또 자신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섰던 것에 대해 “국가대표 감독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으며, 대한체육회 역사상, 국가대표 감독 역사상,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며 “이런 사례는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마지막으로 “지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있었던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자 한다”면서 “우리 시대 청년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 금메달 획득이라는 목표에 매달려 시대의 정서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깊이 사과했다.

선 감독의 사퇴는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다.

선 감독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병역미필자를 의도적으로 뽑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선 감독은 또 이와 관련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장에까지 나와 "아시안게임 우승이 어려운 것 아니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 편하게 감독하는 거 아니냐" "연봉 2억 받으면서 집에서 TV로 경기를 보는가"라는 등의 말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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