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15 14:20
(사진=네이트 판 커뮤니티 캡쳐)
(사진=네이트 판 커뮤니티 캡쳐)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지난 14일 오후부터 포털사이트들의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수역 폭행’이라는 단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수역 폭행’은 13일 새벽 서울 이수역 부근에서 술을 마시던 남자 일행 4명(A)과 여자 일행 2명(B) 간에 벌어진 폭행 사건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들 두 테이블에서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B가 옆자리에 있던 남녀커플(C)과 언쟁이 붙었고, 이를 옆에서 보고 있던 A가 끼어 들면서 발생한 것.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와 관련 “13일 새벽 4시 이수역의 한 맥줏집에서 남자들(A)이 여성 두 명(B)을 폭행했다. 피해자는 화장을 하지 않았고, 머리가 짧았다.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보고 '메갈X'라며 욕설과 비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등장했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현재 후두부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면 폭행으로 인한 혈흔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반면 15일 오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수역 폭행사건 당사자(C)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 2명(B)이 우리한테 먼저 ‘한남커플’이라며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일행이 ‘너 같은 흉자 때문에 여성인권이 후퇴한다. 한남 만나서 뭐하냐’라는 언어강간과 조롱을 이어갔고, 이때 남성 일행(A)이 여성 일행에게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한테 그러냐’고 하면서 시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여성들을 두둔하며 ‘여혐사건’이라고 하는데 상황은 이랬다”며 “저희는 폭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희랑 관련 있는 일이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일이 안 좋게 번진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이 두 명의 여성(B)는 A를 상대로 남성의 성기를 거론하며 성적 공격을 가했다.

현재 A는 "B가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B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해 상처가 나고 옷이 찢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극명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폭행 사건의 당사자 5명(남성 3명, 여성 2명)을 입건 조사중이다. 경찰 측은 "양측 모두 억울한 점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하고 정당방위 해당여부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강력팀을 투입, 사건 발단이나 경위 등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젠더폭력(여혐·남혐) 문제로 비화돼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사건의 발단 중 하나인 ‘흉자’ ‘한남’ ‘메갈녀’ 등 언어강간과 조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젠더논란은 이성 간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해 국민들을 편가르기 한다. 때문에 이 사건을 여성혐오, 남성혐오 이끌어 가는 것은 반드시 차단해야만 한다.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는 시도는 없어야 한다.

아울러, 페미니스트와 남성혐오·여성혐오를 혼돈해 자기 입맛에 맞춰 아무때나 들이대 사회적 이슈로 만들려는 시도 또한 없어야 한다. 특히 이번 사건은 누가 피해자인지 특정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만히 술을 마시던 커플에게 언어폭력을 가한 이들에게도 문제가 있고, 취중에 여성을 집단 폭행한 자들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경찰에 의해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명확 가려 그에 마땅한 처벌이 내려지길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네티즌은 물론이지만 언론도 젠더·폭행이라는 선정적인 이슈로 트래픽 장사를 하지말고 좀 더 차분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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