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 기자
  • 입력 2018.11.20 12:00

[뉴스웍스=김동호 기자] '대한민국은 단일민족이다' 1990년대까지 초중고교를 다녔던 이들이라면 학교에서 수 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근거도 신뢰성도 떨어지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수천년의 역사동안 숱한 외침 속에 고난을 겪어왔다. 그러면서 단일민족이란 말은 의미가 없어졌다.

그러나 현재를 사는 우리들도 ‘단일민족’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웃지 못할 일은 ‘단일민족’의 큰 기준 중 하나가 피부색, 얼굴의 모양새라는 것이다.

최근 시골은 물론 도시에도 동남아 이주민들과의 결혼으로 형성된 다문화가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기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피부색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으며 특히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현저한 차이가 있을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주나 미국에서 우리 이주민들이 차별을 받을 경우 ‘인종차별’이라며 해당 국가에 대해 비난을 쏟아낸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모습은 그들과 다르지 않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 이들에 대해 혼혈, 심지어 ‘튀기’라고까지 표현하며 비하했다.

최근 발생한 인천 중학생 폭행 추락사 사건은 그 단적인 예이다. 지난 13일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는 어머니가 러시아인인 다문화가정의 학생이 동급생 4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다 15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피해학생이 집단 따돌림과 폭행을 당한 이유는 피부색이 다르고 얼굴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였다.

이 피해 학생의 지인은 2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도 똑같은 사람”이라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는 또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똑바로 가르쳐야 한다”며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인류는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면 이 같은 불상사는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문화가정은 이제 다름도 아닌 그냥 우리 구성원중 하나다.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지구촌이 하나가 된 상황에서 '단일민족'을 고집한다면 그것이 바로 미개한 생각이다.

지난 6월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린 '수원 체험 힐링데이'에 참여한 다문화 가족들. (사진제공=수원시)
지난 6월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린 '수원 체험 힐링데이'에 참여한 다문화 가족들. (사진제공=수원시)

다행히 수년새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캠페인과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바꾼다면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수 있다. 부모·교사·사회지도층 등 기성세대들이 먼저 나서 사회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하고 아이들에게 똑바른 교육을 할 때 이번 같은 참사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인천 중학생 폭행 사건은 1차 부검결과 추락사로 결론이 난 상태다. 이에 가해학생 4명에 대해서는 살인이 아닌 상해 치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에서는 “피해학생이 자발적으로 뛰어내렸을 경우 상해치사가 아닌 폭행혐의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가해학생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