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욱 기자
  • 입력 2018.11.25 16:35

"엔진부품 시장 연간 6% 성장 유지…내년 베트남 공장 양산으로 원가경쟁력 강화”
 "MTU, RSP 참여로 20~30% 영업이익률 달성…GKN, RSP 참여후 주가 76% 상승"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항공기 엔진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전 세계 민간항공기 엔진시장은 첨단기술력의 각축장이다.

미국 GE와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 미국 P&W(프랫&휘트니)등 3대 엔진 제작사가 과점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3사가 만든 엔진은 주로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들에 납품된다. 엔진 3사의 시장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자칫 비행 중 엔진이 멈추기라도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만큼 후발 엔진제조업체가 넘보기 힘든 시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P&W에 납품한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IBR:Integrally Bladed Rotor)와 미들 터빈 프레임(MTF:Middle Turbine Frame)이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에 있는 P&W 본사의 엔진 생산 공장에서 GTF(Geared Turbo Fan)엔진의 핵심부품으로 조립되는 현장이 공개됐다.

GTF엔진은 세계 최초로 기어(Gear) 방식이 적용된 고효율의 차세대 엔진으로 유명하다. 연료소비율과 소음,성능 개량 측면에서 기존 엔진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130석급 이하의 항공기 엔진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전망된다.

GTF 엔진이 탑재되는 항공기

IBR은 엔진 운용 중 고온과 고압의 환경에 노출되어 니켈 합금 소재로 제작된다. 난삭소재 가공 등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부품이다. 통상 엔진의 수명연한인 40년 이상 꾸준히 추가적으로 공급되어야할 소모성 부품으로 지속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MTF는 엔진 터빈부의 고압터빈과 저압터빈 사이에 장착돼 고온과 고압의 연소가스를 전달하는 니켈합금 부품이다. 

6개 라인을 갖춘 본사 공장은 24시간 3교대로 가동 중이다. 이 중 군용기 엔진라인은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P&W 본사에 전시된 GTF 엔진 모습(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P&W 본사의 전략/사업개발 데이브 에멀링 부사장은 현장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들에게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GTF엔진 국제공동개발(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에 참여하면서 P&W의 핵심 파트너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P&W의 글로벌 엔진 시장을 석권하는 과정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여정을 함께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30년 이상 양 사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술역량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서 손잡았다”며 “RSP는 수 십 년 이상 지속적인 매출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엔진부품 전문제조회사로 도약하기위해 반드시 진입해야할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우리에게 생소한 RSP 형태의 사업은 항공엔진 3사와 신제품 개발 및 양산, 엔진 판매이후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수요로 형성된 시장에 이르기까지 투입되는 비용을 분담하고 위험도 같이 하면서 창출된 이익을 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방식이자 비즈니스모델이다. 

그간 전세계에서 독일 MTU,  영국 GKN, 이탈리아 AVIO 등과 같은 소수의 해외 선진 업체들만이 참여해왔다. 이같은 RSP 업체와 함께 그 아래 단계에서 하청 방식으로 부품을 제작공급하는 150여개의 협력사들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부품을 단순 하청 생산한다면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이 제한되는데다 이익률도 낮아 장기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반면 RSP로 참여하면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다 수익성도 훨씬 높다. 통상 항공기 엔진은 새로 개발되면 수 십년 이상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순한 부품생산 하청회사에서 벗어나기위해 수 십년 이상 정밀가공 등 기반 기술의 지속적인 축적과 오랜 시간 글로벌 항공엔진 기업들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지난 2015년에 P&W의 GTF엔진 RSP 국제공동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엔진 일반부품 하청업체 1위였던 영국 GKN은 일류 기술 제품 보유  업체를 차례로 사들여 사업규모를 키우고 2012년 스웨덴의 볼보(Volvo)를 인수하면서 RSP업체로 참여한 이후 주가가 76.5%  상승했다. 독일 MTU는 RSP 참여이후 20~30%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W 본사에서 RSP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임원인 로버트 퀸은 "최고 수준의 항공업계 강자들이 독식하는 세계 항공엔진부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RSP 사업의 주요 파트너가 된 것은 일반적인 하청기업에서 고부가 가치제품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항공 엔진 파트너로 성장하는 역사적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최근 항공 여객 수요와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민간 항공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항공기 엔진 부품시장도 오는 2025년에는 542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등 연간 6%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한화는 RSP 사업 참여로 글로벌 항공업계의 신흥 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P&W와 30년 이상 협력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GE, R&R 등과의 파트너쉽을 더욱 강화하여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약 8,600대 이상의 엔진을 누적 생산한 대한민국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조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4년간 P&W와 GE,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들과 잇단 RSP 및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에 성공하며 수주 금액만 약 171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른다. 

 

고객사

수주금액

주요내용

14년 11월

미국 P&W

9억불

GTF엔진 6종 핵심 부품

15년01월

미국 GE

4.3억불

LEAP 엔진 부품

15년06월

미국 P&W

17억불

GTF 미들 터빈 프레임 (MTF)

15년 12월

미국 P&W

38억불

GTF 일체식 로터블레이드(IBR) 3종

16년09월

미국 P&W

100억불

P&W사 싱가포르 생산법인 지분 인수 및 엔진 부품 공급권

16년 12월

영국 R-R

3억불

Trent 엔진 부품 공급

합   계

171.3억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GFF 엔진 부품 개발에 48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900억원 가량을 쏟아붓는 등 RSP사업을 강력히 추잔할 방침이다.  유동완 엔진사업본부장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베트남에 엔진부품 생산거점을 새롭게 구축했다"며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어 업계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4조원을 투자할 것을 밝히며 항공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힘찬 고공비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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