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1.26 10:11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2020년 미국 판매 가능성

(그래픽=뉴스웍스)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이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린다.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신약판매 허가 신청서(NDA)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FDA 허가 시 2020년 상반기께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가 신청서에는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담겨있다.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FDA에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분발작을 보이는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2상과 3상을 진행해 효능·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뇌전증이란 뇌 특정 부위의 신경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시판 중인 뇌전증 치료제는 많지만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전히 발작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2018년 대비 12% 성장할 전망이다.

SK는 1993년 신약개발 시작 이후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관련 연구·개발에 주력해 온 열매를 맺었다고 자평한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는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6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시험 승인(IND)을 FDA로부터 확보했으며 작년 12월 미국 재즈사와 공동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 역시 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원료의약품 사업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작년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인수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미국 위탁개발 및 생산(CDMO) 기업 앰팩(AMPAC) 인수에 성공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시판이 결정되면 SK바이오텍 등이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의 독자개발 신약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SK바이오팜은 연구, 임상 개발뿐 아니라 생산 및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신약 판매허가 신청을 FDA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중추신경계 및 항암 분야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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