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8.11.27 09:34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경전철 관리운영권 잔존가치에 준해 대체사업자 조달금 결정
[뉴스웍스=김칠호 기자] 의정부시가 경전철 관리운영권의 잔존가치를 0원으로 조작하려 했던 것과는 달리 기획재정부는 대체사업자 승인과정에 관리운영권의 잔존가치를 명시하고 그에 해당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의정부시가 그 돈을 차용하는 형태에 불과해 곧바로 경전철 부채로 계상해야 한다.
27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열린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의정부경전철 사업자 재선정 및 실시협약(안)’을 의결했다. 의결된 내용은 새 사업자가 내년 1월부터 23.5년간 경전철을 관리운영하는 대가로 20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지난 3월 경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할 때 설명한 대로 파산한 사업자가 제기한 소송에 패소할 경우 이 돈을 사용하게 된다.
의정부시가 대체사업자와의 협상을 거친 실시협약안에는 소송결과에 따라 2000억원을 모두 해지시지급금으로 사용한 뒤 원리금을 갚아나가거나 반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의정부시와 기획재정부 모두 이 과정에 관계법을 어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정부시는 대체사업자 선정의 근거로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기획재정부공고 제2018-62호) 제37조 제1항 “실시협약을 해지하는 경우…사업시행자의 관리운영권 등 권리 및 권한도 소멸된다”는 부분을 제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제4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의정부경전철 사업자 재선정안을 승인하면서 의정부시의 신청내용을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27조는 민자사업자에게 부여되는 관리운영권은 부동산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서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물권(物權)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법 제3조는 이 법은 민간투자사업에 관하여 관계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가 법을 어기고 기존 사업자가 행사해야 할 경전철 관리운영권을 임의로 처분한 것이어서 받은 돈을 몽땅 내놓고 빚만 떠안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도비가 투입된 의정부경전철 사업자가 파산한 점을 중시해 대체사업자 선정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