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1.27 16:11
(사진제공=바이엘)
(사진제공=바이엘)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특정 유전자가 나타난 암을 치료하는 신약이 신속 심사과정을 통해 상용화됐다. 이 약은 종양이 발생한 부위와 상관없이 암의 특성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엘·로소온콜로지(Loxo Oncology)가 개발한 비트락비(Vitrakvi, 성분명: larotrectinib)를 NTRK(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유전자 융합이 나타난 고형암 치료에 허가했다고 27일(한국시간) 밝혔다.

비트락비는 경구로 복용하는 TRK 저해제다. 특정 부위에 발생한 종양을 치료하기보단 암의 특성에 따라 사용될 수 있어 ‘조직불문약물(tumor-agnostic drug)’로 불린다. 

NAVIGATE trial 등 3개 임상에서는 TRK 양성을 띤 암 환자 5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유아섬유육종·폐암·대장암·유방암·갑상선암 등 다양한 암을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비트락비를 투여하며 약효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비트락비를 투여한 그룹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75%였다. 객관적 반응률이란 사전에 정의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정해놓은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75% 가운데 22%는 완전반응을 보였고, 53%는 부분반응을 보였다. 완전반응은 종양이 완전 소실되는 것을 뜻하며, 부분반응은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1년이 지난 뒤 반응이 지속된 환자의 비율은 71%였으며,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이란 질환이 악화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을 말한다. 

약물 투여로 발생한 부작용은 피로·어지러움·구토 등이었다. 

임상시험 책임자는 비트락비가 암의 정밀의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 데이비드 하이만 박사는 “NTRK 유전자 융합은 암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러 암종에 걸쳐 발생한다”며 “비트락비는 이런 현상이 나타난 환자에게 암종과 관계없이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허가로 비트락비는 FDA의 승인을 받은 두 번째 조직불문약물로 기록됐다. 첫 번째 약물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펨브롤리주맙)’로 지난해 MSI-H(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바이오마커가 나타난 암 치료에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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