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1.28 17:20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갈 것"
아들 이규호 상무, 전무 승진후 본격 경영수업 돌입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지구내 신축한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KOLON One&Only Tower)' 전경과 이웅열 회장 (사진=코오롱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지구내 신축한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KOLON One&Only Tower)' 전경과 이웅열 회장 (사진=코오롱 제공)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코오롱그룹을 지난 23년간 이끌어 온 이웅열 회장이 새로운 창업을 위해 내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에 임명됐다.

코오롱그룹은 이 회장이 내년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직은 물론 지주회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는다고 28일 밝혔다. 별도의 퇴임식 진행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에서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 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 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후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게재해 퇴임을 공식화했다. 이 회장은 서신에서 "이제 저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1996년 1월 40세에 회장직을 맡았을 때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었는데 3년의 시간이 더 지났다"며 "시불가실,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회사를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며 "그 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의 퇴임에 따라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책임 경영이 강화될 예정이다. 코오롱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위원회'를 구성해 그룹의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CEO라인을 구축해온 코오롱그룹은 젊은 CEO들이 전면에 나서 그룹의 혁신을 이끌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코오롱의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지주회사를 이끌게 된다. 유 대표이사 사장은 2013년 ㈜코오롱 전무로 영입돼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오다 지난해 대표이사 부사장에 발탁 승진했다.  

또 이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COO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하게 된다.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기 앞서 경영능력을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임원 4명이 한꺼번에 승진하며 여성인재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본부장을 맡아온 한경애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고 이수진 ㈜코오롱 경영관리실 부장은 상무보로 발탁돼 그룹 역사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무분야 임원으로 승진했다. 또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 상무보와 강소영 코오롱인더스트리 화장품사업TF장 상무보는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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