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1.31 12:33

서울 노원병의 대진표가 4자 구도에서 3자 구도로 압축됐다. 정의당의 노회찬 전 의원이 경남 창원성산으로 출마 지역구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30일 전국위원회에 노 전 의원의 경남 창원성산 전략공천안을 정식 보고했고, 전국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의원은 1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출마선언을 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 단일화 후보로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의원직을 상실한 노 전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노원병 출마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당내는 물론 노동계와 시민사회계에서 노 전 의원의 창원성산 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진보정당의 ‘창원-울산 벨트’ 북원의 특명을 받들라는 요구였다. 

과거 권영길 전 의원이 17·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구이기도 한 창원성산은 창원공단 근로자 다수가 거주하고 있어 진보적 색채가 강한 지역구이기도 하다. 오늘날 정의당의 정치적 뿌리가 있는 지역구인 셈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복수의 후보를 내 새누리당의 강기윤 의원이 당선됐지만 여전히 창원성산은 야권 강세 지역이다.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도지사는 창원성산 지역에서 46.03%의 지지율을 얻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경수 후보의 47.58%보다 적은 표를 받았다. 당시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가 6.38%를 받은 것까지 고려하면 ‘완패’한 곳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노 전 의원이 과연 승산이 있을지는 결국 야권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달렸다. 다만, 지난 26일 문재인 전 대표와 심상정 대표가 ‘범야권 전략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전략적 연대가 가속화되는 만큼, 노 전 의원에 대한 단일후보 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 노원병의 정치 지형은 보다 단순해졌다. 노 전 의원이 지역구를 변경함에 따라 정의당이 사실상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대진표에 남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노원병 출마를 고집할 경우 노원병은 여일야이(與一野二) 구도로 압축된다. 

하지만 안 의원의 노원병 출마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신당을 주도하고 있고 3위권 대선주자인만큼, 안 의원은 전국구의 선택을 받는다며 비교적 후순위에 해당되는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호남 지역구에 출마해 직접 DJ 적통임을 인정받으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안 의원이 노원병 출마를 접을 경우 노원병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1:1 구도로 좁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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